전주도심서 불법주차 외제차 파손한 50대, 차량 속 물건 훔치다가 붙잡혀 구속
전북 전주도심에 불법 주차한 외제차와 고가 승용차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며 차량 6대의 지붕을 파손했던 50대 남자가 차량에서 물건을 훔치다가 붙잡혀 구속됐다.
자칭 ‘전주 김삿갓’이라는 김모(52ㆍ무직)씨는 지난달 26일 전주시 완산구 서부신시가지 번화가에서 불법 주차된 외제차 위에 올라가 큰 소리로 차량 주인들을 비판하다가 적발된 뒤 “차량 수리비를 꼭 벌어서 갚겠다”고 말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일약 스덤에 올랐다.
당시 외제차 위를 뛰어다니는 김씨의 영상은 100만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SNS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 같은 김씨의 행동에 대부분의 누리꾼은 “차량 주인들이 화나겠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일부 누리꾼은 ‘허약한 준법정신’을 지적하는 그의 입바른 소리에 동감하며 불법주차를 한 차주들을 일갈한 그에게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김씨는 경찰 조사에 성실이 응하고 피해를 보상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다음날 풀려났다.
그러나 화제에 올랐던 김씨는 이틀 뒤인 지난달 28일 차량 속 물건을 훔치려다 적발됐다. 이날 아침 일찍 집 근처를 배회하던 중 창문이 열린 외제차를 발견한 뒤 창문 틈 사이로 옷걸이를 넣어 물건을 훔치다가 차량 주인인 유모(52ㆍ주부)씨에게 덜미가 잡힌 것이다.
유씨는 사과를 요구했지만 김씨는 막무가내로 욕설하며 차량 위로 올라섰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이모(46) 경위가 김씨를 말리려 했지만, 김씨는 이 경위에게 욕설하고 가슴과 팔을 여러 차례 발로 차며 반항했다. 결국 전주덕진경찰서는 김씨를 공무집행방해, 재물손괴, 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3년 전에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처벌을 받았고 현재 누범 기간이어서 구속하게 됐다”며 “정상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못할 정도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정신감정을 의뢰한 상태”라고 말했다.
최수학기자 shc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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