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전북 남원농협 조합장의 불법선거운동 혐의를 포착해 수사에 나섰다. 남원경찰서는 3일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로 남원농협 조합장 박모(61)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 3월 전국 조합장 동시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측근을 통해 특정 조합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박씨의 불법선거 사실을 알고 박씨로부터 ‘상임이사직을 확실하게 보장하겠다’는 각서를 받은 노모(58) 농협지점장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노씨는 지난달 남원농협 상임이사 후보로 등록해 후보자 3명 가운데 단독으로 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 대의원대회에 상정됐지만 부결됐다. 조합원 사이에서는 투표 전에 ‘각서’ 소문이 파다해 탈락된 것으로 알려졌고 이 과정에서 조합장의 불법선거운동 관련 의혹들이 불거졌다.
경찰은 선거 때 돈 봉투가 오갔는지, 불법을 묵인해주는 대가로 상임이사 자리 거래가 있었는지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각서를 확보한 경찰은 관련자에 대해 출석을 통보했다.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조합원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각서 당사자인 조합장과 지점장도 출석을 거부하면서 수사에 비협조적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당선된 조합장이 아무런 이유 없이 일개 지점장에게 상임이사직을 보장한다는 각서를 썼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아 실제 조합원에게 돈이 오갔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소시효가 며칠 남지 않아 혐의를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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