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타자 홈런 후 배트 던지기
NYT "무례한 행동 용인돼" 기사
"박병호, 올 시즌 얌전히 내려놔"
뉴욕타임스(NYT)가 한국프로야구 타자들의 ‘홈런 후 배트 던지기(배트 플립ㆍ일명 빠던)’에 호기심을 드러냈다.
NYT는 3일(이하 한국시간) “한국에서는 배트 플립을 해도 아무 문제가 없지만 미국에서는 욕을 먹는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배트 플립으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탄 황재균(28ㆍ롯데)의 사례를 소개했다. 황재균은 지난 7월 팀 내 용병들(조쉬 린드블럼ㆍ브룩스 레일리)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았는데 미국의 유명 포털 사이트에서 그의 배트 플립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NYT는 황재균이 방망이를 휘두르는 과정부터 타구가 펜스를 넘어가고 그가 배트를 던지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묘사하면서 “미국에서는 배트 플립이 무례한 행동으로 취급 받지만 한국에서는 던지기는 던지기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황재균은 NYT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배트 플립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관련해 “부정적인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약간 긴장됐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메이저리그 선수의 반응도 실었다. 미네소타의 베테랑 외야수 토리 헌터는 “미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 선수들의 배트 플립 영상을) 재미있게 본다”며 “만약 미국에서 그랬다가는 다음 타석에서 (보복으로) 투구가 목을 향해 날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NYT는 또 한국에서 배트 던지기가 영어식 표현인 ‘배트 플립’과 함께 ‘빠던(ppa-dun)’으로도 불린다고 설명했다. ‘빠따(배트) 던지기’의 줄임 표현이다.
NYT는 최준석(32ㆍ롯데)이 홈런인 줄 알고 배트를 던졌다가 파울 판정이 나는 바람에 배트를 다시 주우러 간 적도 있다면서 ‘배트 던지기는 본능적인 반응이기 때문에 전혀 민망하지 않았다’는 그의 발언도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타자들은 배트 플립을 할 때의 느낌을 ‘시원하다(shiwonhada)’라고 표현하는데, 이를 영어로 직역하기가 쉽지 않다며 아마 시원한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킨 뒤의 기분과 비슷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준비 중인 박병호(29ㆍ넥센)는 올 시즌 들어 홈런을 쏘아 올린 뒤 의식적으로 방망이를 얌전하게 내려놓고 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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