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여덟살 벤치치 “35세 비너스 나와라”
코트에서 눈물과 분노를 모두 보여준 스위스의 10대 테니스 스타 벨린다 벤치치(18ㆍ스위스ㆍ랭킹12위 )가 가까스로 US오픈 3회전 진출에 성공했다.
벤치치는 세계랭킹 1위 서리나 윌리엄스(34ㆍ미국)가 일찍이 차세대 스타로 점 찍는 등 여자테니스계에 떠오르는 유망주다. 벤치치는 지난달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로저스컵 단식 준결승에서 윌리엄스를 꺾고 결승에 진출해 우승을 거두는 등 파란을 일으켰던 주인공이기도 하다.
벤치치는 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여자 단식 2회전에서 도이 미사키(24ㆍ일본)에 2-1(5-7 7-6 6-3) 역전승을 거두고 3회전에 안착했다.
이날 경기는 벤치치에게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시간이었다. 첫 세트를 도이에게 빼앗긴 벤치치는 2세트부터 5-2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도이가 추격의 불을 당기자, 벤치치는 당혹감과 좌절감을 이기지 못했다. 휴식 도중 벤치에 앉아서 눈물을 훔치는 등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벤치치는 또 자신의 샷이 라인 밖으로 나갔다는 판정을 받자 라켓을 코트 바닥에 거세게 집어 던지며 체어엄파이어(코트의 주심)에게 큰 소리로 항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벤치치는 이내 마음을 추스르고 경기에 집중해 승리를 굳혔다. 벤치치는 게임스코어 6-5까지 추격해온 도이를 뿌리치고 3세트까지 따내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벤치치는 경기 후 “오늘 그렇게 행동하지 말았어야 했다. 하지만 가끔 내 자신을 통제할 수 없다”라고 후회했다. 벤치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가 아직 어리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벤치치는 “난 아직 열여덟 살일 뿐이다. 기분이 오락가락 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베치치는 3회전에서 서리나 윌리엄스의 친언니인 비너스 윌리엄스(35ㆍ미국ㆍ23위)와 맞붙는다. 벤치치는 “비너스와 처음 겨뤄본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벤치치가 서리나의 언니 비너스도 잠재우고 라운드를 거듭해, 캘린더 그랜드슬램(한 시즌에 4대 메이저대회 석권)을 노리는 서리나와 대결을 펼칠지 US오픈 테니스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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