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F&B '리챔'. 홈페이지 캡쳐
동원F&B가 판매 중인 햄ㆍ소시지 제품에 육함량(고기함량) 표기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의 알 권리와 제품선택권이 침해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YMCA가 지난달 28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 한 곳에서 햄ㆍ소지지 코너에 진열ㆍ판매 중인 시장점유율 상위 5개 업체(시장조사업체 닐슨)의 51개 제품에 대해 '육함량 표기' 여부를 모니터링 한 결과 동원F&B의 모든 제품(햄 2개ㆍ소시지 6개)에 육함량이 표기되지 않아 육함량 표기율 '0%'에 그쳤다. 대량 생산되는 제품의 특성상 대부분의 마트에서 같은 종류의 동원F&B 햄ㆍ소시지 제품 역시 육함량이 표기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소비자는 동원F&B의 햄ㆍ소시지 제품 구입 시 제품 선택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도 제공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YMCA의 모니터링 결과 시장점유율 상위 업체들의 육함량 표기율은 동원F&B 0%를 비롯해 사조대림 14.3%, CJ제일제당 26.7%, 농협목우촌(37.5%), 롯데푸드(53.8%)를 기록했다.
함량이 표기 되지 않은 제품이 시중에 판매 될 수 있는 것은 이것이 법적 의무사항이 아닌 권고 사항이기 때문이다. 육함량 표기는 축산물위생관리법과 관련 식품의약처 고시 '축산물의 표시기준'을 따르도록 돼 있다. 식약처는 국제기준을 근거로 지난해 8월부터 업체가 자율적으로 육함량 고시를 실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강제성이 없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업체들은 이를 표기했다가 규정에 맞지 않아 과태료나 과징금 처분을 받을지도 모를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법적 강제성이 없다고 하더라고 연간 1조원에 달할 만큼 큰 국내 육가공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동원F&B 같은 큰 기업은 소비자의 알권리와 제품선택권을 배려해 당연히 함량 표기를 제대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YMCA 관계자는 "식야처의 애매한 기준과 법적 의무를 이야기하기 전에 업체는 육함량 표기 등 제품 정보를 자발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성실히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동원F&B 관계자는 "수십 가지 종류의 제품 중 일부 제품에 육함량 표기가 안 된 것 같다"고 인정하면서 여론을 의식한 듯 "올해 연말까지 모든 육가공 제품에 대해 육함량을 표시할 계획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번 일로 소비자는 안중에 없고 자사의 편의만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는 좋지 않은 이미지를 남기게 됐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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