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이만하면 '모범 FA(프리에이전트)'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두산 왼손 투수 장원준(30)과 삼성 오른손 투수 윤성환(34)은 정말 꾸준하다. 지난 겨울 둘은 FA 자격을 얻어 잭팟을 터트렸다. 장원준은 롯데를 떠나 두산과 4년간 84억원에 계약했고, 윤성환은 4년간 80억원에 잔류했다. '몸값 거품'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막상 시즌에 들어서니 둘은 늘 한결같이 해왔던 대로 자신의 모습을 마운드 위에서 보여주고 있다.
장원준과 윤성환은 지난 2일 나란히 선발승을 올렸다. 장원준은 잠실 SK전에서 8이닝을 3실점으로 틀어 막고 한 달 만에 시즌 12승을 수확했다. 윤성환은 마산 NC전에서 6회 강우콜드 게임으로 5이닝 무실점 완봉승을 거두며 14승째를 챙겼다. 이는 2009년과 2011년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다승 타이다.
에이스의 진짜 가치는 상대 에이스와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장원준과 윤성환 모두 임무를 훌륭히 완수했다. 특히 최고 외국인 투수로 불리는 선수들과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윤성환이 완봉승을 거둔 반면 8월 KBO(한국야구위원회) MVP 해커(NC)는 3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장원준의 상대였던 SK 켈리는 6⅔이닝 3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지만 장원준만큼 긴 이닝을 버티진 못했다.
의미 있는 1승을 챙긴 장원준과 윤성환은 머리 속에 시즌 15승을 떠올렸지만 생각 자체는 달랐다. 장원준은 자신의 한 시즌 최다 승수(2011년 15승)를 의식한 나머지 어려운 시기를 보낸 만큼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그는 "매달 2승씩 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어느 정도 되니 15승을 의식했다. 힘이 자꾸 들어가다 보니 어려운 시기가 됐다. 이제 다시 마음을 다잡고 내 피칭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반대로 윤성환은 욕심을 냈다. 지난 한 달간 5차례 등판해 4승을 추가하는 좋은 페이스를 보였고, 이달 출발도 산뜻했다. 개인 통산 세 번째 완봉승 기쁨까지 누렸다. 윤성환은 "하늘이 허락해준 완봉승을 운 좋게 했다"면서 "다음 등판에서도 꼭 승리해 15승을 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사진=두산 장원준(왼쪽)-삼성 윤성환.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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