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2일 시진핑 국가주석의 발언을 오역하고 누락시킨 자료를 냈다가 번복해 외교 결례 논란을 빚었다.
이날 정상회담은 동시 통역 방식으로 진행돼 언론에 공개된 시 주석의 모두 발언이 현장에서 한국어로 통역되지 않았다. 때문에 회담장에 들어간 청와대 출입기자는 시 주석의 중국어 발언을 녹음해 음성 파일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문제는 청와대가 녹음 파일을 전달받은 뒤에 발생했다. 청와대는 녹음 내용을 대학생으로 알려진 대사관 인턴에게 맡겨 “박 대통령과 저의 협력으로 현재 한중 관계는 역대 최상의 우호 관계로 발전했다”는 내용의 번역자료를 취재진에게 제공했다. 청와대는 시 주석이 실제 입에 올리지 않은 발언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제동을 걸었지만 각종 매체가 오역된 자료를 바탕으로 오보를 쏟아낸 이후였다.
청와대 애초 번역본에서는 오역된 자료가 477자에 달했고 수정 자료는 946자에 달하는 등 누락된 분량도 상당했다. 청와대는 “언론 서비스를 위해 자료를 빨리 내느라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정상외교 준비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베이징=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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