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채용시장은 관리자 등 전문직과 단순 노동직으로 양극화되는 추세가 더욱 뚜렷해졌으며, 청년 실업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펴낸 ‘채용추이로 본 노동수요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은 채용이 이뤄진 직업군은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로, 91만1,000여명(21.1%)이었다. 역시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는 ‘관리자’는 61만1,000여명으로 14.2%였다. 반면 숙련도가 낮은 ‘단순 노무직’은 83만2,000여명으로 19.3%를 차지했다. 지난해 채용된 10명 중 3.5명은 전문가나 관리자였고, 2명은 단순 노동직 종사자인 셈이다. 나머지는 사무직(20.6%)과 서비스직(7.1%) 판매직(4.2%) 등이었다.
최근 노동시장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전년 대비 채용 증가율 분포에서도 증가율이 높은 상위 25개 직업 중 19개가 관리자나 전문가 직종이었다. 부동산 중개인(857%)이나 장학관 및 교육관련 전문가(631%), 법률 전문가(323%), 정보통신 관리자(236%) 등이 대표적이다.
고용정보원은 이 같은 노동시장 양극화가 경제 성장에 따른 보편적 현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000년대 이후 정보통신업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는 등 지식기반산업 비중이 커지면서 양극화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채용시장에서 청년층인 29세 이하 채용자는 131만2,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5,000명 감소한 것으로, 청년실업 문제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핵심 경제활동 축인 30~54세 채용도 225만8,000명으로 전년도 대비 5,000여명 감소했다. 결국 우리사회가 정작 필요로 하는 높은 질의 일자리는 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장년층인 55세 이상 채용이 74만4,000명으로 전년도보다 7만5,000여명이나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박진희 고용정보분석센터장은 “전문성 높은 직종의 수요가 확대되는 것에 맞춰 정책이 마련 돼야 한다"며 “청년채용을 늘리기 위해 채용 보조금 지원 같은 유인정책도 요청된다고 말했다.
장재진기자 blan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