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4일 단독 출시하는 삼보컴퓨터 관계사인 TG앤컴퍼니의 스마트폰 ‘루나’(사진)가 은근히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 제품이 눈길을 모은 이유는 저렴한 가격입니다. 출고가 40만원대인 이 제품은 금속 재질의 외관에 800만 화소 디지털카메라와 3GB 램(RAM), 5.5인치 초고화질 디스플레이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가격에 이 정도 사양이면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6’ 이전 제품이나 곧 나올 구글의 스마트폰 ‘넥서스5’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호평합니다.
중견기업이 만들면 아무래도 사후관리(AS)나 성능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우려를 할 수 있는데, SK텔레콤은 이 부분도 자신합니다. TG앤컴퍼니는 55곳의 AS센터, SK텔레콤을 대행해 스마트폰을 공급하는 SK네트웍스가 56곳의 AS센터를 갖고 있어 전국 108개소의 AS센터를 갖춘 셈입니다.
그런데 성능이나 AS 보다 더 큰 관심을 끄는 부분은 바로 제작방식입니다. ‘루나’의 기획 설계는 국내업체 TG앤컴퍼니가 맡았고 생산을 아이폰 생산으로 유명한 대만의 폭스콘이 담당했습니다.
여기에 SK텔레콤이 유통을 맡았습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휴대폰 보조금 규제 차원에서도입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즈음 ‘루나’의 개발을 모색했습니다. 스마트폰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원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감안한 것입니다.
루나의 인기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기존 휴대폰 업체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휴대폰 초보업체인 TG앤컴퍼니가 이런 스마트폰을 내놓을 수 있다면 다른 업체들도 얼마든 지 이통사들과 기획한 스마트폰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당장 팬텍을 물망에 올립니다. 지금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팬택으로서는 회사의 회생을 위해서라도 다양한 기획 스마트폰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팬택을 인수한 옵티스로서는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과 고가폰 경쟁을 벌이기 보다는 중저가폰에서 승부를 걸 공산이 큽니다.
이통사들도 제작사와 개발해 내놓는 기획폰이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나 LG전자의 G 시리즈, 애플의 아이폰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더라도 새로운 신호로 해석할 여지가 다분하다고 봅니다. 이는 곧 국내외 중소업체체들의 다양한 스마트폰 출현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루나’의 판매량이 이 같은 가능성의 시금석이 될 전망입니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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