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받고 항만공사 부실 눈감아줘
항만공사 시공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고 부실공사를 눈감아 준 공무원과 불량자재를 사용한 건설업체 대표 등 5명이 해경에 적발됐다.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는 2일 전남 완도항 해양마리나시설 공사를 감독하면서 건설사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뇌물수수·업무상 배임 등) 등으로 전남도 공무원 A(48ㆍ6급)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불량자재를 사용하는 등 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한 현장대리인 B씨와 시공업자 C씨, 하도급업자 D씨 등은 불구속 입건했다.
해경조사 결과 공사를 낙찰 받은 H건설은 하도급과 재하도급 등 불법적으로 공사를 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불량자재를 사용해 공사가 완공 된지 1년6개월 만에 부잔교 4개 중 2개는 폐기 처분됐으며, 선박 계류 시설은 균열이 발생해 해수가 유입되고 파고와 외부저항력을 검토하지 않고 설계된 잔교는 파손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해양항만공사가 불법투성인 것은 공무원 A씨는 부실공사를 눈감아 줬기 때문이다. A씨는 지난 2012년 8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공사 감독관으로 일하면서 부실공사를 눈감아 주고 식사비와 유류비 등의 명목으로 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다. 또 건설업자와 하도급업자에게“압수수색이 곧 있을 것 같다. 컴퓨터를 교체하고 서류를 없애라”며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서해해경본부 관계자는“완도항 마리나시설은 저가 입찰과 부실 설계 및 시공, 건설기술자의 책임의식 결여 등 총체적인 문제를 노출시켰다”며“해양산업발전을 해치는 부정한 행위와 거래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단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완도항 해양마리나 시설은 지난 2013년 1월 전남도가 사업비 11억원을 들여 발주했으며 같은 해 12월 준공됐다.
박경우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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