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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답게 운영되려면 책·시설·사람에 골고루 지원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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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답게 운영되려면 책·시설·사람에 골고루 지원돼야

입력
2015.09.0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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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확대는 자원봉사자의 힘

책 대출 관리 회계 등 전적으로 담당

정부·지자체 차원 사서 교육 중요

2일 서울 강서구 강서평생학습관에서 열린 ‘강서구 도서관학교’에서 참석자들이 강사로 나선 이용훈 서울도서관장의 강연에 집중하고 있다.
2일 서울 강서구 강서평생학습관에서 열린 ‘강서구 도서관학교’에서 참석자들이 강사로 나선 이용훈 서울도서관장의 강연에 집중하고 있다.

“도서관에서 책을 구입하는 행위는 단순히 서가를 늘리는 일이 아니라, 그 책에 신뢰를 부여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2일 오전 서울 강서구 강서평생학습관 강당에서 ‘제5기 강서구 도서관학교’가 열렸다. 강사 이용훈 서울도서관장이 도서수집업무의 어려움과 의미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하자, 작은도서관 운영에 갓 뛰어든 초보 관장과 자원봉사자들의 눈빛이 밝아졌다.

‘작은도서관의 이해와 공공도서관의 협력관계’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이 관장은 “우리나라에서는 도서관을 공부하는 열람석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크지만, 도서관은 새로운 지식을 찾는 곳이자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는 공간을 추구해야 한다”며 “출판사 편집자 서점 등을 통해 걸러진 좋은 책에 대해 도서관에서 최종적으로 신뢰를 부여할 때 누구나 도서관에서 믿고 책을 찾게 된다”고 설명하자 청중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130여명이 참석한 이번 교육은 작은도서관을 위한 전문성 교육을 실시해 온 강서구가 기획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이 없었더라면 도서관 인프라 확대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4기까지 모두 345명이 이 과정을 수료했다.

작은도서관 운영자가 해야 할 일이 도서수집과 정리, 열람 및 대출, 장서관리, 문화프로그램 운영, 지역 유관기관과의 협력, 자원봉사자 구성 및 운영, 동아리 조직 및 운영, 회계업무 등으로 적지 않은데 이를 개인봉사자나 자발적인 도서관 설립자가 홀로 습득하기는 어려운 만큼 지자체의 지원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변현주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사무국장은 “작은도서관은 운영 형태가 지방자체단체 직영, 민간위탁, 종교시설 운영, 민간법인 운영 등 다양한 만큼 운영의지는 있지만 사서 업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한 경우도 적지 않다”며 “공립, 사립 여부를 떠나 작은도서관들이 모두 공적 서비스를 수행하니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지원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문성 교육을 실시하는 지자체는 경기 파주시, 성남시, 서울 강서구 등이다. 작은도서관의 개념에서부터, 현황, 관련 법령, 관리 및 사무 절차, 현장관리 요령, 참고자료 등을 지도한다. 한국작은도서관협회와 어린이도서관협회에서도 정기 교육과 워크숍을 연다.

지자체가 직접 작은도서관을 설립ㆍ지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08년 작은도서관 조성사업을 시작한 경남 김해시의 경우 설치기준을 충족시키는 사립문고를 지원해 작은도서관으로 키우고, 매월 운영비 170만원 등을 지원한다. 경기 의정부시의 경우 각 동 주민센터에 작은도서관을 설치하고, 올해부턴 300세대 이상 아파트 단지 내 작은도서관 설립에 나섰다. 경기 성남시는 별도 예산으로 순회사서를 파견하는 한편, 매년 운영실태에 대한 서면 및 현장실사 평가를 통해 운영비를 차등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 별로 지원 제도가 다른데다, 일부에서는 지원비를 책 구입에만 사용하도록 제한하는 등 도서관 운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어린이도서관협회 상임이사를 지낸 박정숙 책이랑작은도서관장은 “각 지자체 별로 평가와 지원 방향이 천차만별”이라며 “도서관 운영의 3대 요소인 책, 시설, 사람에 지원금을 고루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도서관 업무의 이해에 기반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또 “관련 조례 등을 통해 제대로 도서관답게 운영되는지 여부를 판단해 등급별로 차등 지원하는 방식의 평가 및 지원 제도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글ㆍ사진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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