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5번기 제3국
백 박영훈 9단 흑 이동훈 3단
장면 6 박영훈이 좌변에 침입한 흑돌을 맹렬히 공격했지만 생각만큼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동훈이 1로 끊고 2 때 3으로 돌려친 게 좋은 수순이어서 다음에 흑이 10으로 단수 치기만 해도 쉽게 사는 모양을 갖출 수 있게 됐다.
그런데 바둑이 술술 잘 풀리는 듯하자 이동훈이 너무 기분이 좋았는지 갑자기 강수를 터뜨렸다. 5로 꼬부려서 백을 좀 더 괴롭히려 한 것이다. 일단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백이 참고1도 1로 끊어도 2부터 14까지 흑이 유리한 싸움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박영훈이 6으로 끼웠을 때 이동훈이 덜컥 7로 단수 친 게 정말 말도 안 되는 큰 실수다. 지금은 당연히 참고2도 1로 먼저 단수 쳤어야 했다. 그러면 2부터 4까지 진행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 5로 귀를 지키면 흑이 계속 우세를 지킬 수 있었다.
실전에서는 반대로 박영훈이 먼저 8로 단수 쳐서 9로 따내게 한 다음 10으로 두자 졸지에 귀의 흑돌이 고스란히 잡혀 버렸다. 더욱이 백이 선수까지 잡아 12에 선착해서 순식간에 바둑이 역전 무드로 변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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