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18시민군본부 문화시설로 탈바꿈
국립아시아문화전당 4일 공개
아시아 문화콘텐츠 허브 기대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문화시설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4일 일반에 공개된다. 2008년 첫 삽을 뜬 지 7년 만이다.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일대(연면적 16만1,237㎡)에 조성된 문화전당은 5ㆍ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본부로 사용된 전남도청 본관의 외관은 그대로 두고 다른 신축 건축물들은 지하(최고 25㎙)에 넣은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다. 건물 곳곳에 채광창을 내어 안에서 밖의 경관을 볼 수 있게 한 데다, 낮에는 햇빛을 받아들이고 밤엔 불빛이 자연스럽게 흘러나가는 게 특징이다. 이름하여, ‘빛과 숲’이다.
정부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핵심인 문화전당은 아시아 각국의 콘텐츠 교류 및 보급의 중심기관으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는 문화전당의 구성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아시아예술극장(공연), 어린이문화원(어린이 콘텐츠), 문화창조원(창작 및 제작), 문화정보원(연구ㆍ아카이브ㆍ교육), 민주평화교류원(국제 교류)으로 꾸며진 문화전당은 문화예술의 연구, 창작, 공연, 전시 등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공연 등이 가능한 야외광장, 국제회의장, 도서관, 옥상정원, 지하주차장(550대 수용)도 마련돼 있다.
문화전당은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아시아인들의 의식주 등 모든 문화가 창작의 기반이 되고 광주가 그 창작 교류의 터가 될 수 있도록 운영된다. 아시아 문화예술의 담론을 구축하고 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문화전당이 11월 정식 개관에 앞서 민주평화교류원을 제외한 4개 원(院)을 부분 개방을 하는 것도 이런 운영 방식을 미리 선보인다는 뜻도 담겨 있다. 전당은 이를 위해 아시아의 보편적인 가치와 아시아 문화의 다양성 등을 담아낼 수 있는 작품 공연과 전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전당 측은 4일부터 4개 원이 운영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오전 10~오후5시 개방할 예정이다. 또 야외광장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개방하고, 전당의 내외부 공간과 시설을 둘러볼 수 있는 투어프로그램도 하루 세 차례 운영하기로 했다.
문화전당이 부분 개관에 들어가면서 전당이 지역 사회에 미칠 기대효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이 지난해 4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의뢰해 내놓은 용역결과에 따르면 연간 방문객 수가 9월 임시 개관 이후 연말까지 83만5,000명에 달하고 정식 개관 이후인 내년에는 167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2004년 예비타당성 조사 당시 연간 예상 방문객 수(139만명)보다 늘어난 것이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만만찮다. 올해부터 2017년까지 문화전당 방문 관람객 소비지출로 인한 생산유발효과는 6,666억원으로 전망됐다. 소득유발효과는 1,346억원, 취업유발효과는 1만2,000명,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3,176억원이었다.
그러나 용역 결과는 말 그대로 추정일 뿐이다.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규모에 비에 부족한 콘텐츠의 확충이 시급하다. 실제 지난 1월 문체부가 외부 평가위원들에게 의뢰한 5개 원 콘텐츠 점검 결과, 아시아예술극장 한 곳만이 합격점을 받았다. 더구나 콘텐츠 관련 예산도 올해 461억여원에서 2016년 424억여원, 2017년 327억여원, 2018년 314억여원으로 해마다 줄어드는 것으로 잡혀 있어 콘텐츠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문화예술을 기본으로 삼고 지역 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광주를 문화도시 중심지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복안이 출발부터 삐걱거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문화전당이 ‘세계를 향한 아시아문화의 창(窓)’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풀어야 할 숙제인 셈이다.
문화전당 관계자는 “광주 도심이 문화적 활력을 얻을 수 있도록 콘텐츠 확충 등 기반 조성에 힘쓸 계획”이라며 “이번 부분 공개를 통해 문화전당의 지향점을 선보이고 지역민과 방문객들의 반응을 살핀 뒤 전당 운영에 피드백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경호기자 kha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