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손준성)는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받은 대출보증을 통해 시중은행에서 빌린 대출금 중 1,400여억원을 갚지 않은 혐의(사기)로 식품업체 대표 양모(53)씨 등 26명을 구속 기소하고 아스팔트 콘크리트 제조업체 대표 김모(68)씨 등 7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물품 구매기업과 판매기업 간의 공모를 통해 인터넷 대출 중개업체 사이트(e-MP)에 허위 거래내역을 입력한 뒤 은행 대출을 받은 혐의다. 신용보증기금은 물품을 구매하려는 기업이 일시적인 자금 부족으로 구매대금을 맞추지 못할 경우 은행 대출금으로 물품대금을 지급하고 3~5개월 후 대출금을 갚을 수 있도록 보증하는 B2B 대출 보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피고인들은 은행 대출을 받을 때 구매기업과 판매기업 간 거래정보를 인터넷 사이트에 입력한다는 점을 악용, 허위 계약서나 전자세금계산서로 대출금을 받아 챙겼다.
조사 결과 건축, 철강, 식품, 전자 등 50개 구매기업이 사기로 대출받은 금액은 총 1,437억원이었는데 이중 신용보증기금이 은행에 대신 갚아주면서 발생한 손실액만 475억원에 달했다. 이들 업체 중 대다수는 부도 직전 집중적으로 허위 대출을 받거나 페이퍼컴퍼니를 활용하는 등 의도적으로 신보의 대출보증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건을 포함해 최근 6년간 신보의 손실액은 총 6,142억원”이라며 “신용보증기금의 이상거래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동종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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