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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 SM과 마블의 6가지 공통점

입력
2015.09.0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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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를 비롯한 슈퍼 히어로물을 제작하는 마블엔터테인먼트(이하 마블)과 아이돌을 활동시키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두 회사에는 은근히 공통점이 많다. 그것은 대중에게 판타지를 전달하는 회사들의 공통된 속성이기도 하다.

1. 캐릭터 산업이다

마블은 가상의 슈퍼히어로들을 주인공으로 코믹스와 영화, 때로는 소설 등을 발표한다. 당연히 캐릭터가 모든 콘텐츠의 핵심이다. 반면 SM은 실제 사람들을 활동 시키기에 캐릭터 산업과 거리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SM은 H.O.T. 시절부터 멤버들을 센터(무대나 단체 컷 촬영 시 중심에서 시선을 끄는 멤버), 리더, 막내, 래퍼 등 각각 캐릭터를 부여해 팬들이 쉽게 좋아하는 스타에 몰입하도록 했다. 엄밀히 말하면 실제 모습을 보여준다기 보다는 캐릭터의 특성에 맞는 모습을 연출한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간단하게는 과거 H.O.T.가 캐릭터의 특성을 생각해 예능 프로그램에서 멘트를 조율했던 것부터, 최근에는 리얼리티 쇼도 각 팀들의 성격에 맞는 주제를 정해 오히려 출연자의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이 때문에 실제 사람으로서의 불미스러운 일이 공개될 때의 타격도 크지만, 사람이면서도 멋진 캐릭터를 가지는 것이 팬들에게 판타지를 만들어낸다는 점은 분명하다.

마블코믹스의 히어로들.
마블코믹스의 히어로들.

2. 세계관과 스토리가 있다.

마블은 ‘마블 유니버스’로 불리는 거대한 세계관이 있다. 그 세계관 속에서 캐릭터들은 길게는 수십 년에 달하는 역사를 갖는다. SM 역시 H.O.T. 시절부터 나름의 스토리를 갖고 있었고, ‘평화의 시대’같은 영화들로 그것을 일부 드러내기도 했다. 이를테면 f(x)의 앨범들은 앨범 안에서 각각의 스토리라인이 있고, 샤이니는 연상의 여자에게 반했던 '누난 너무 예뻐'가 8년 후 'Love sick'에서 사랑을 이루게 되거나, 두 장으로 발매된 ‘Misconception of me’와 ‘Misconception of you’ 이후 ‘Everybody’를 발표하면서 'Me+you=everybody'의 의미를 완성한다든가 하는 식의 작은 재미들을 주기도 했다(관련기사 보기 ▶ 훌쩍 큰 샤이니, 정체성을 찾다). 그리고 EXO에 이르러서는 멤버들 각자 초능력을 갖고 각각의 평행 세계에서 활동한다는 세계관을 만들었다. 멤버의 무단 탈퇴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이 세계관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 출연자는 실제 사람이지만, SM은 그들로 가상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3. 유닛

히어로들이 한데 모여 '어벤져스'같은 조직을 만드는 것은 히어로물에게는 필수나 다름 없는 일. 마찬가지로 아이돌도 기본적으로 각자의 팀에 속해 있고, 유닛을 통해 새로운 조직을 만들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SM은 특히 이런 유닛을 자주, 다양하게 만든다. EXO는 한국과 중국에서 각각 EXO-K와 EXO-M으로 활동하고, 슈퍼쥬니어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슈퍼쥬니어 M이 따로 있다. 또한 SM 소속의 키와 샤이니의 SM C&C의 레이블이 된 울림엔터테인먼트의 인피니트의 우현이 유닛을 결성하며, 팀마다 보컬 파트를 담당하는 멤버들을 모아 유닛을 기획하기도 한다. 어벤져스도 영화가 아닌 코믹스에서는 수많은 히어로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해서 산하 조직들을 만들곤 하는데, SM 역시 SM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수많은 유닛들로 다양한 결합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팬들에게 새로운 재미와 함께 예상치 못한 멤버들이 만나 스토리를 만들고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이다. 앞으로 SM에서 현재 존재하는 팀의 인기 멤버들만 모아 진짜 어벤져스 같은 한시적 유닛을 만들어도 놀랍지 않다.

'요즘 대세'라 불리는 EXO.
'요즘 대세'라 불리는 EXO.

4. 루키들

마블에는 이야기의 중심은 아니라도 늘 어린 히어로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어른 히어로들에게 다양한 교육을 받으며 성장해 나가고, 때로는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그 중 인기 캐릭터들은 자기만의 스토리를 갖는다. SM 역시 2년 전부터 'SM 루키즈'를 통해 데뷔 전인 어린 연습생들의 존재를 알렸고, 최근에는 디즈니 채널 ‘미키 마우스 클럽’으로 이들이 고정출연토록 하고 있다. 보다 어린 연령대의 대중에게도 SM의 연습생들을 어필하는 한편, 기존 아이돌과는 또 다른 매력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들 중 누군가 인기를 얻으면 마블의 어린 히어로들처럼 단독으로 활동할 기회가 생길테고 말이다.

5. 수 없이 많은 굿즈

말이 필요 없다.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 방패를 디자인으로 활용한 USB 충전 배터리가 나오듯, SM의 굿즈샵에는 요즘엔 이런 것도 나오나 싶을 만큼 수많은 굿즈가 나온다. 캐릭터가 있고 팬이 있으니 당연히 상품이 나올 수 밖에.

소녀시대 싱글 'Lion Heart'의 홍보 포스터. 팬들로 하여금 마치 해외 시사잡지 속 표지모델을 보는 듯한 판타지를 심어주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소녀시대 싱글 'Lion Heart'의 홍보 포스터. 팬들로 하여금 마치 해외 시사잡지 속 표지모델을 보는 듯한 판타지를 심어주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6. 팬덤

영화 제작 이후 마블은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코믹스를 꾸준히 사는 거대한 팬덤을 기반으로 한다. 팬덤이 꾸준히 코믹스, 굿즈, 영화를 소비하는 사이 종종 ‘어벤져스’같은 초대형 이벤트로 일반 대중들까지 끌어 모으고, 그들 중 누군가는 마블의 콘텐츠를 꾸준히 소비하는 팬이 된다. SM은 과거에도, 현재도, 미래에도 팬덤의 지지를 통해 음악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일본, 중국, 다시 서구까지 그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방송 칼럼니스트

강명석의 '아이돌 피디아' ▶ 모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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