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매독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혈청검사에서 매독 양성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매독 혈청검사 양성이라는 얘기를 들으면 병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성병 검사에 양성이라는 그 차체를 매우 불편하게 느끼시는 분들이 꽤 있으십니다. 큰 걱정은 하시지 마시고 이 글을 천천히 읽어 보시길 부탁 드립니다.
매독은 성병의 대표적인 한 종류입니다. 성병이라고 해도 임질처럼 요도에 염증을 일으켜 고름이 나오는 것 같은 증상은 전혀 없기 때문에, 일단 감염이 되고도 감염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감염이 될 경우 균이 침입한 지점에 작은 궤양이 생긴 후 며칠 사이에 저절로 사라집니다. 균이 침입한 지점이므로 남성은 음경, 여성의 외음부에 주로 발생합니다. 궤양 외에도 피부에 두드러기 같은 발진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이 역시 며칠 사이에 사라집니다. 이런 증상으로 병원에 오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발견하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엔 매독 감염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본인도 인지하지 못한 사이 감염이 되어 있는 상황은 증상은 없지만 성관계 상대에게 매독을 옮길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본인에게 증상이 없다고 해도 치료를 꼭 받아야 하는 이유는 수십 년 후에 나타나는 2차 매독 증상 때문인데, 한 번 걸려 몸에 숨어있던 균이 어느 순간 심장·뇌신경·피부 등에 단단한 결절을 만들어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일단 매독 검사에 양성으로 나타나면, 균의 활성도를 판단하는 정량 검사와 이 상황이 위 양성이 아닌지를 판단하는 혈청검사를 다시 시행합니다. 매독의 감염으로 판단 된다면 항생제 치료를 하게 되는데, 치료 자체로만 보면 균이 항생제에 아주 약하기 때문에 대부분 몇 번의 항생제 주사로 치료가 잘 됩니다.
이번 질문 하신 분의 상태는 매독의 감염 보다는 치료 후에 양성이 지속되는 경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치료가 잘 되어 균이 없는 상태에도 일부 환자에서는 낮은 수치지만 양성으로 계속 검출이 되는 사례가 발생합니다. 질문으로만 봐서는 이런 상태에 해당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뇨기과를 찾아 관련 검사를 더 하시고 진단을 받으시되, 기분은 나쁘더라도 큰 이상은 아닐 가능성이 높으니 걱정을 많이 하시지는 않으셔도 될 듯 합니다.
이영훈 원장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서 비뇨기과 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비뇨기과 전문의다. 비뇨기종양학회와 내비뇨기학회 정회원으로 활동.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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