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순천만 일몰. 한국관광공사 제공
순천만정원 일대가 5일 대한민국 국가정원 1호로 공식 선포된다. 전남 순천시 풍덕ㆍ오천동 일대 111만 m²에 조성된 드넓은 정원이 순천만정원이다. 86만여 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고즈넉한 산책로와 전망대까지 갖춘 예쁜 공간이다.
정원의 탄생은 이렇다. 2013년에 순천만을 테마로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렸다. 그런데 당시 도시가 팽창해 습지를 파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순천시민들은 순천만과 도시 사이 공간에 정원을 만들었다. 순천만정원으로 이름 붙이고 박람회도 여기서 열었다.
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로 이번에 순천만정원은 대한민국 국가정원 1호까지 됐다. 국립공원이나 국립수목원처럼 국가가 직접 나서서 관리한다는 의미다. 정원의 보호는 순천만 보존과 자연스럽게 연계된다. 순천만정원에서 순천만까지 약 5k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그 유명한 순천만은 전남 고흥반도와 여수반도에 둘러싸인, 뭍으로 항아리처럼 움푹 패인 만(灣)이 순천만이다. 우아한 갈대밭과 싱싱한 갯벌이 어우러진 대지는 사계절 늘 새롭고 아름다워 일찌감치 '자연이 만든 지구의 정원'이란 칭송을 들어왔다. 순천만 일대 갈대군락지는 약 5.6㎢(170만평)에 달하고, 갯벌은 이보다 4배나 너른 22.4㎢(678만평)에 이른다. 갈대 이삭 풍성해지고 갯벌에 생기가 도는 가을이면 이 무구한 땅을 보기 위해 멀리서 애써 찾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마침 가을, 가서 싱싱한 갯벌도 보고 예쁜 갈대 밭도 거닐면 도시에서 얻은 생채기가 절로 아문다.
순천만 속살까지 속속 잘 구경하라고 대대동(대대포구)에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을 만들어뒀다. 갈대군락지 누비는 '갈대열차'도 다니고 관찰로도 잘 조성했다. 유모차 밀며 걷는 가족도 있고, 사랑 속삭이는 연인들도 많다.
갯벌에는 농게ㆍ방게ㆍ짱뚱어ㆍ민챙이 등 생물들이 분주하다. 생태체험선도 타본다. 뭍에서 갈대군락지와 바다를 보는 것이 아니라 바다에서 갈대군락지를 본다. 뭍에서 보는 풍경이 서정적이라면, 물길에서 보는 것은 장쾌하다. 철새, 바닷새에 훨씬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것도 괜찮은 점이다. 계절마다 공원 일대로 날아드는 철새는 모두 230여종이나 된단다.
이런 풍경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눈이 호강한다. 용산(전망대)에 오르면 거대한 '정원'이 발아래 펼쳐진다. 용산은 공원 뒤쪽에 솟은 야트막한 산. 높지 않지만 시야가 탁 트인 덕에 대대동 일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 포인트다. 갈대군락지를 'S'자로 크게 가르는 물길을 배경으로 한 일몰이 압권이다.
천연한 자연 온전히 보존 된 덕에 순천만은 2006년 우리나라 연안습지 중 처음으로 람사르협약(습지의 보호와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국제협약)에 가입했다. 지금은 세계 5대 습지로 꼽힌다.
순천만 국가정원 선포식이 5일 순천만정원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4일 오후 2시부터 서울광장에서는 전야제 행사가 마련된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