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형님들 좀 살려다오.” 방송인 강호동(45)이 이수근(40)과 까마득한 방송 후배인 이승기(28)를 향해 배꼽 인사를 했다. 1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tvN 예능프로그램 ‘신서유기’ 제작발표회에서 공개한 하이라이트 영상이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KBS2 ‘해피선데이’ 코너 ‘1박2일’ 을 함께 했던 멤버 가운데 유일하게 굴곡 없이 인기를 이어오고 있는 이승기에게 프로그램을 잘 부탁한다며 한 행동이다. 회식자리에서 한 장난이었지만, KBS2 ‘달빛 프린스’ ‘투명인간’을 비롯해 MBC ‘별바라기’ 등 최근 2~3년 동안 출연했던 예능프로그램이 줄줄이 폐지되며 주춤했던 강호동의 현실과 겹쳐 묘한 웃음을 줬다.
‘흔들리는 국민 MC’ 강호동이 ‘삼시세끼’등을 연출한 나영석 PD와 손잡고 재기를 노린다. 강호동이 케이블채널에서 제작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상파만 고집하던 강호동이 방송 활동에 활력을 찾기 위해 도전에 나선 것이다. 강호동은 이날 나 PD가 제작하는 ‘신서유기’의 제작발표회에서 “나 PD는 나보다 예능인 강호동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라 섭외 제의가 왔을 때 큰 고민과 걱정 없이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강호동은 지난달 은지원 등과 중국 산시성 시안으로 4박5일 촬영 여행을 다녀왔다. 그는 “‘1박2일’을 함께 했던 동생들에게서 엄청난 기를 받고 왔다”며 “이번에 받은 기로 앞으로 방송 활동에서도 멋지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강호동이 출연한 ‘신서유기’ 1회는 4일 네이버TV캐스트를 통해 공개된다.
2011년 탈세 의혹에 휘말려 잠정 은퇴를 선언하고 2013년에 복귀한 강호동은, 유재석과 함께 ‘국민 MC 투톱 체제’를 이어가던 시절과 비교하면 힘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위기설에 대해 강호동은 “혼신의 힘을 다했는데 외면을 받을 때도 있고 과분한 사랑을 받을 때도 있다”며 “프로그램도 꽃처럼 피고 지기 마련이라 방송인으로서 일희일비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앞으로의 방송 활동 방향에 대해선 “케이블 채널뿐 아니라 종합편성채널에도 친한 PD와 작가가 많이 있어 좋은 프로그램만 있다면 언제든지 출연을 열어두고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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