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70) 의원의 ‘처남 취업 청탁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양호(66) 한진그룹 회장을 전격 소환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 최성환)는 1일 조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조 회장이 오전 9시 변호인과 함께 검찰로 나와 취업 청탁과 월급 제공 등 사건과 관련한 전반적인 내용을 조사했다”고 말했다. 이날 조사는 밤 늦게까지 강도높게 이뤄졌다.
문 의원은 2004년 고교 4년 후배인 조 회장에게 미국에 거주하던 처남 김모씨의 취업을 부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조 회장은 김씨를 미국 업체인 브릿지웨어하우스에 컨설턴트로 취업시켰고, 김씨가 실제 근무하지 않았는데도 2012년까지 급여로 74만7,000달러(약 8억원)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릿지웨어하우스는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항의 컨테이너 수리업체로 회사 주소가 한진해운 국제터미널과 같은 ‘롱비치 한진로드 301’로 돼 있어 한진그룹이 실소유주라는 설이 제기된 상황이다.
취업 청탁 의혹은 지난해 김씨가 문 의원 부부를 상대로 제기한 건물 담보대출 손해배상 소송을 통해 불거졌다. 서울중앙지법은 그 해 12월 “문 의원이 조 회장에게 청탁해 처남을 미국 회사에 취업시켰다. 김씨가 (이 시기) 다른 곳에서 거주하는 등 이 회사에서 현실적으로 일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는 내용을 판결문에 적시했다. 이어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한겨레청년단이 문 의원을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올해 6월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재무팀 등을 압수수색했고, 지난달에는 석태수 한진해운 사장, 서용원 한진 사장 등 조 회장의 최측근 3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아울러 문 의원의 부인 김모(69)씨와 처남 김씨, 그가 취업했던 회사에 대해서도 조사를 마친 상태다. 검찰은 조 회장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문 의원을 소환할 방침이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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