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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 “소설가 매장에 합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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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 “소설가 매장에 합류할 수 없다”

입력
2015.09.0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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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관련 2차 입장 표명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신경숙 표절 의혹과 관련, “소설가를 매장하려는 움직임에 결코 합류할 수 없다”는 두 번째 입장을 밝혔다.

백 교수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그것(신경숙의 ‘전설’)이 일부러 베껴 쓰지 않고는 절대 나올 수 없는 결과라고 보는 문학관, 창작관에는 원론적으로도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더구나 상상력까지 동원해 파렴치한 베껴 쓰기를 단정하고 신경숙은 원래가 형편없는 작가였다는 자의적 평가마저 곁들여 한국문학에 소중한 기여를 해온 소설가를 매장하려는 움직임에는 결코 합류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백 교수는 이 글에 앞서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신경숙 단편의 문제된 대목이 표절 혐의를 받을 만한 유사성을 지닌다는 점을 확인하지만 이것이 의도적인 베껴쓰기, 곧 작가의 파렴치한 범죄 행위로 단정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경숙 사태 이후 처음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었으나 의도성 유무로 표절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듯한 태도로 문단 안팎의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자 두 번째 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백 교수는 자신을 비판하는 댓글 등을 언급하며 “문자적 유사성이 확인되었으면 베껴쓰기요 도둑질이지 무슨 이야기가 그리도 복잡하냐, 마트에서 물건을 들고 나오다 들켰으면 본인이 자백하거나 CCTV에 훔치는 장면이 반드시 찍혔어야 도둑질이냐… 등등의 반론이 제기되었다”며 “하지만 예술창작의 과정에서 모방, 차용 또는 도용의 결과를 마트에서 들고 나오는 고정된 물체처럼 생각하는 발상 자체가 과연 적절한가”라고 질문했다. 이어 “신경숙에 대한 표절시비는 마치 베껴쓰기의 현장을 CCTV로 지켜본 듯한 고발로 출발했다”며 이는 “어디까지나 추론이요 추정이지 그와 다른 모든 추정을 봉쇄하고 토론을 종결할 진실 자체는 아닌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나의 이런 입장에 대해) 상업주의적 타락이나 노쇠한 권위주의 탓으로 규정하는 동료 평론가, 동업 편집자, 문학 교수 그리고 문학 담당 기자들이 적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조금만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 달라고 부탁하고자 한다”고 당부했다.

황수현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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