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4% 체감 경영 악화 답변
관광객 급증 기대 과당경쟁만
제주관광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정작 제주지역 내 관광 사업체들은 과당경쟁 등으로 인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제주도관광협회가 지난 4월 8일부터 7월 15일까지 도내 500개 관광사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4 관광사업체 운영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 업체의 절반 이상인 58.4%가 전년도에 비해 체감 경영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했다.
경영 상태가 악화된 이유로 33.3%가 ‘과당경쟁’을 꼽았다. 이어 ‘세월호 영향’ 21.2%, ‘단가 인하 요구 등 거래 조건 악화’ 9.5%, ‘고정비용 상승’ 8.3%, ‘홍보 마케팅 비용 과다’ 6.5%, ‘경영자금 조달 곤란’ 4.2% 등 순이다.
실제 2010년 이후 제주 방문 관광객의 급증에 따른 기대감이 커지면서 도내에 여행사를 비롯해 관광숙박시설, 관광지 등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여행업체는 지난해 946개로 전년(850개)에 비해 11.3% 늘었고, 관광숙박업체는 지난해 745개로 전년(531개)과 비교해 28.7% 증가했다. 관광객이용시설업체도 지난해 101개로, 전년(81개)에 비해 24.7% 늘었다.
하지만 도내 관광사업체 대부분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면서 경쟁력은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도내 관광업체의 상근 종사자 수를 보면 ‘3명 이하’가 42.2%로 가장 많았고, 이어 ‘4, 5명’ 18%, ‘6~10명’ 16.4% 등으로 ‘10명 이하’ 영세 사업체가 무려 76.6%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액도 업체 10곳 중 3곳(30.6%)은 1억원 미만에 불과했다. ‘1억∼3억원 미만’은 24.7%로 전체 업체의 절반 이상이 매출액 3억원을 넘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도내 관광사업체들은 관광사업체의 특성상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시장구조가 왜곡될 우려가 크기 때문에 무허가 불법 영업을 하는 관광사업자를 시장에서 근본적으로 퇴출시킬 수 있는 강력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업체들 대부분이 공급과잉 현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업체 총량제 시스템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제주를 찾는 관광객 수는 2010년 757만명, 2011년 874만명, 2012년 969만명, 2013년 1,085만명, 2014년 1,227만명 등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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