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신생구단 kt의 고속성장이 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하지만 아직 놀라기는 이르다. 이제 막 출발선에 선 kt는 더 큰 미래를 그리고 있다.
kt는 시즌을 치러가면서 화끈한 공격야구로 팀 컬러를 굳혀가고 있다. 8월 한 달 동안에는 팀 타율(0.311)과 홈런(39개)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이전 소속팀에서 큰 빛을 보지 못했던 타자들의 재발견이 이뤄지는 중이다. 박경수는 '수원거포'로 다시 태어났고, 오정복과 박기혁, 이대형도 맹활약하고 있다.
시즌 초반과 확 달라진 타선에 대해 이숭용 kt 타격 코치는 "워낙 좋은 점을 많이 갖고 있던 선수들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장점'을 드러내지 못했던 타자들이 한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잠재력을 폭발시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숭용 코치는 "장점을 특화 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안 되는 걸 자꾸 바꾸려다 보면 더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스트레스를 안 받게 하려고 한다"며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어떤 타자이고, 어떤 장점을 갖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이야기한다 "고 설명했다.
성장은 또 다른 성장을 부른다. 이 코치는 "준비한 게 맞아 떨어지고, 성적이 나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이 붙는다"며 "결과가 나오면서 선수들과도 더욱 신뢰가 쌓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욱 중요한 건 '앞으로'의 활약이다. 신생구단 돌풍을 넘어 진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꾸준한 실력이 필수적이다. 이숭용 코치는 "박경수의 경우 이제 첫 활약을 한 것이다. 이걸 그 이후에도 이어가기 위해서는 이번 시즌이 끝나고 몸 관리부터 훈련까지 다 점검을 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 어떻게 유지를 해야 할지, 내가 현역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이야기해줄 생각이다"고 밝혔다.
마운드에서는 조무근과 김재윤 등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해 에이스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다. 하지만 코치진은 여전히 마운드를 다듬는 데 여념이 없다. 정명원 kt 투수 코치는 "신인 투수들 치고는 잘 하고 있지만, 이런 모습이 일시적인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아직 스스로에게 다 맡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매일매일 하체 훈련이나 셰도우 피칭 등을 투수들에게 강조하는 이유다. 사실 선수 육성과 실전이 병행돼야 하는 kt는 훈련량이 가장 많은 팀 중 하나다.
정명원 코치는 "우리 팀에는 풀타임을 소화해 본 선수들이 거의 없다. 2군에서 해야 할 걸 1군에서 하다 보니 훈련을 더 시키게 된다"며 "연봉을 1, 2억 원 받는 선수라면 믿고 맡길 수 있겠지만 우린 다 연봉 2,700만원 선수들이다. 아직까지 우리가 훈련을 시키다 보니 스파르타식으로 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완전히 자리를 잡을 때까진 맹훈련도 계속된다. 정 코치는 "연봉 1억 원 이상 받거나, 10승 이상을 하면 믿고 맡길 수 있지 않겠나"라며 웃음 지었다.
이제 막 첫 발을 뗐다. 갈 길은 아직 멀다. 최근 좋은 성적을 내며 주변의 칭찬이 이어지고 있지만 만족하지 않는 이유다. 이숭용 코치는 "올해는 아무도 기대를 안 했는데 이 정도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내년에는 분명 기대를 받고 시작하게 될 것이다"며 "자칫 그런 부분이 선수들에게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어떻게 대처를 하고 더 잘 해낼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올해보다 내년, 내년보다 내후년에는 더 좋아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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