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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 김성령 "엄마 역할 누구보다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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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 김성령 "엄마 역할 누구보다 공감"

입력
2015.09.0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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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형기자 leemario@sporbiz.co.kr

배우 김성령의 새 별명은 '신생아'다. 막 세상에 나온 아기들처럼 먹고 자고를 자주 반복해서다. 김성령은 오롯이 연기를 잘 하기 위해 먹고, 연기에 집중하기 위해 잠을 자는 일을 무한 반복했다. 김성령은 지난 30일 종영한 MBC 주말극 '여왕의 꽃'에서 주연다운 주연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김성령은 여주인공 레나정을 위해 촬영을 위한 에너지 비축을 위해 과감히 신생아가 된 셈이다.

-'여왕의 꽃'이 끝났다. 소감은.

"50부작인 '이웃집 웬수'나 '무인시대'를 해본 경험이 있었는데 그땐 지금만큼 비중이 크지 않아 힘들지 않았다. 아유~ 이번엔 정말 길더라. 내용도 밝지 않고 감정신이 많아 힘든 부분이 많았다."

-가장 힘들었던 점이라면.

"유난히 대사가 많아 매주 시험치는 기분이었다. 대사에 치이니 (연기가 안돼) 짜증을 날 정도였다. 암기력 테스트를 치른 것 같다. 약국에서 기억력 증진에 좋다는 건강식품 사먹었고, 병원에서 뇌영양제를 처방 받아 복용하기도 했다. 김미숙 선배는 박수를 받을 정도로 대사를 완벽하게 암기해 와 차마 대사가 안 외워진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

-체력이 좋은 것 같다.

"신생아라는 별명이 생겼다. 아기들처럼 규칙적으로 먹고 자고를 반복해 이같이 불렸다. 일주일 중에 나흘을 야외, 이틀을 세트 촬영에 쓰고, 하루 쉬는 날은 광고나 행사 등으로 쉴 틈이 없었다. 밖에서 워낙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해 조금이라도 쉴 때가 있으면 먹고 자고만 했다."

-레나정은 일반적인 악녀와 달랐다.

"왜 그랬을까라는 명분을 만들기 위해,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는데 참 힘들었다. 악녀인 듯 악녀 아닌 악녀 같은 모습에 나조차 초반에 헤매기도 했다. 변명 같지만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부족했던 것 같다."

-레나정의 분량 조절이 아쉽다는 평도 있다.

"50부 중 20부를 레나의 매력을 보여주는데 집중했다. 초반 작가와 미팅 당시 레나가 예뻐 보여야 설득력이 있다고 해 고민을 많이 했다. 특히 파트너인 이종혁을 유혹하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설정에 머리를 싸맸다. 레나처럼 예쁘고 능력도 있는 여자가 야망까지 있다면 남자가 아니더라도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멜로와 모성애의 연기가 섞여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꾸준히 20%대의 시청률을 유지했다.

"'내가 이 드라마에서 잘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늘 고민했다. 오히려 이성경이 딸이란 것을 알았을 때 제 옷을 입은 듯 했다. 실제 내가 엄마니까 극중 레나가 엄마로 돌아가려는 마음이 어떤지 알았다."

▲ 이호형기자 leemario@sporbiz.co.kr

-시청자 반응은 어땠나.

"기사의 댓글을 탐독하는 편이다. 드라마 리뷰 댓글에 '김성령 늙었네'라는 얘기가 많아 이유를 찾기도 하고 고민도 했다. 생각해보니 내 나이에 신데렐라가 되려는 설정이 언밸런스했던 것 같다. '그래 맞아, 내가 이성경 엄마면 충분하지 뭘 더 바란걸까'며 수긍이 갔다."

-50부 동안 가장 힘들었던 때는.

"딱 한 번 있었다. 이종혁을 유혹해 거짓 눈물을 흘리는 신인데 공감할 수 없었다. 남자를 유혹해도 이렇게 밖에 못하나 싶기도 하고 스스로 속내를 속일 수가 없었다. 올드한 설정 같아 와 닿지 않았다. 미치겠다 싶을 정도로 연기가 안됐다."

-노출로 실검에 오르기도 했다(12회 양정아가 김성령의 옷을 찢는 장면).

"당시 여벌 옷이 없어 NG없이 한 번에 가야 하는 촬영이었다. 옷이 잘 안 찢어져 살짝 뜯어 놨는데 양정아가 잡아 당기는 순간 의도하지 않게 벗겨져 놀랐다. 감독과 편집자도 못 잡아낸 화면인데 슬로모션으로 편집한 영상에서 노출이 과했더라. 당시 감독에게 왜 여배우를 보호하지 않느냐며 하소연했었다. 지금도 동영상이 돌아다니는데 안타까울 뿐이다."

-그동안 아들 가진 엄마 역할이 많았다.

"데뷔 이후 딸 엄마는 이번까지 딱 두 번 했다. '걱정하지마'에서 이영은과 모녀사이였는데 사석에서도 엄마라고 부르면서 살갑게 군다. '여왕의 꽃'의 이성경은 부담 없는 털털한 후배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잘 맞추는 슈퍼맘으로 불린다.

"세상을 살아보니 두 마리 토끼는 잡을 수 없더라.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게 진리다. 일과 가정을 신경 쓰니 머리 속이 항상 과부하에 걸려 있다. 일 하느라 가사에 완벽하지는 않다. 다행히 남자애들이라 엄마 손을 그리 필요로 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 것도 좋은 것 같기도 하다."

-가정에서는 어떤 엄마인가.

"촬영이 없는 날 아이들이 밖에 나가질 못한다. 엄마랑 있어야 하니까. 친구들과 놀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 엄마랑 하루도 못있냐고 하니 잘 따라준다. 중2 큰 아들이 정말 웃기는데 '내가 입 열면 엄마는 은퇴'라는 둥, 김희애 성대모사로 뜬 김영철을 만나 김성령 성대모사를 부탁하라는 둥 재치있는 말을 잘 한다. 개그맨을 시켜보고 싶은데 아들은 극구 사양한다."

-차기작 계획과 목표는.

"다음 작품은 분량이 적은 역할을 하고 싶다(웃음). '여왕의 꽃'을 하면서 힘들 때마다 더 열심히 하자고 주문을 외웠다. 그래야 다음에 더 좋은 작품이 들어올테니까. 주인공도 해봤으니 특별한 욕심은 없다.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게 목표다. 아! 우리 애들 덕 보고 살고 싶다."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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