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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 선진지수 편입 재도전… 속전속결 뜻대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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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 선진지수 편입 재도전… 속전속결 뜻대로 될까

입력
2015.08.3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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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협의체 구성, 4일 첫 회의

내년 '검토대상' 재진입 1차 목표

中 신흥지수 편입 땐 투자 축소 우려

통상 3~4년 일정 최대한 단축 추진

정부가 한국 증시의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시장 지수 편입 재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중 MSCI와의 실무협의를 시작으로 통상 3~4년 이상 걸리는 지수 편입 일정을 최대한 앞당긴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그러나 외환시장 규제, 외국인투자자 등록제 등 1차 선진지수 편입 추진(2008~2014년) 노력을 무위로 돌렸던 난제들이 적지 않아 결과를 낙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금융당국, 한국거래소 등은 MSCI 측과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워킹그룹(실무협의체)를 구성하고 오는 4일 첫 회의를 갖는다. 금융위 관계자는 "MSCI를 상대로 한국의 선진지수 편입 요건을 구체적으로 들어보고 고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타진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우선 내년 6월 MSCI 연례 시장재분류 심사 때 선진지수 편입 후보군인 '검토대상'에 재진입하는 한편, 정부 차원의 역량을 투입해 지수 편입 소요기간을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임종룡 금융위원장 취임 직후인 지난 5월 MSCI의 미국 뉴욕 본사를 방문하고 6월엔 임 위원장과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 명의로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는 서한을 보내는 등 MSCI 선진지수 편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MSCI 분류상 신흥시장에 속한 한국은 2008년 선진시장 검토대상에 올랐지만 번번이 선진지수 진입에 실패하다가 지난해 결국 검토대상에서도 빠졌다. 4대 글로벌 증시지수 기관(MSCI FTSE 다우존스 S&P) 중 한국이 선진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곳은 MSCI가 유일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2008년 MSCI 선진지수 검토대상에 오른 것은 한국이 글로벌 양대지수인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지수에 편입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뤄진 측면이 있다"며 "지금은 우리가 먼저 MSCI에 지수 편입을 요청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중국이 내년쯤 MSCI 신흥지수 편입에 성공할 경우 신흥시장 투자자금 내 한국 비중이 줄어들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흥국에 비해 투자자금 유출입 흐름이 안정적인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편이 자본시장 육성에 유리하다는 계산도 선진지수 편입 추진의 또다른 배경으로 꼽힌다.

관건은 MSCI가 선진지수 편입 조건으로 요구해온 사항들에 우리 정부가 얼마나 부응할 수 있느냐 여부다. MSCI가 한국 증시에 대해 특히 문제 삼는 부분은 외환시장 제도와 외국인투자자 등록제. 외환시장의 경우 역외 원화거래를 금지하고 있어 투자금 확보나 환차손 관리에 애로가 있다는 주장이, 외국인투자자 등록제는 등록 절차가 번거롭고 같은 운용사라도 개별 계좌(펀드)마다 등록해야 해 주식 주문에 불편이 따른다는 주장이 각각 따른다. 시장에선 기존 선진지수 편입 사례 등에 비춰 MSCI가 우리 정부에 역외 원화 현물시장 개설과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정부의 조기 지수 편입 노력과 관련해선 MSCI의 관련 의사결정이 1년에 한 번 연례 심사를 통해서만 이뤄진다는 점, 한국이 '최단 코스'로 선진지수 편입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FTSE 지수의 경우도 검토대상 선정에서 지수 편입 결정까지 4년이 걸렸다는 점을 들어 회의적 견해가 적지 않다.

정부는 "MSCI와의 협의를 통해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시장이 상정하는 수준의 전향적 타협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리뿐 아니라 MSCI 측도 한국의 선진지수 편입을 바라고 있는 만큼 어느 한 편이 협상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빈기범 명지대 교수는 "당국 입장에선 역외 원화시장 개설처럼 통화정책 주도권 약화로 이어질 외국인 투자자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며 "정부가 외환시장을 역내로 한정하는 방침은 고수하되 투자자금 유출입 제약을 최소화하겠다는 논리로 MSCI와의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주식 채권 등 세계 최대 증시지수 산출 기관으로,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자회사였다가 2009년 완전 분리됐다. MSCI 지수는 글로벌 지수사업 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를 추종하는 펀드규모는 7조~8조달러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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