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판교지역 중소상공인들이 현대백화점 판교점 개점으로 울상이다. 경기남부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서 매출이 급감하는 등 상권이 붕괴할 위기라는 것이다.
판교역 인근 800여 점포 주와 상인 등으로 구성된 ‘성남 판교 상가연합회’등은 31일 성남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지난 21일 문을 연 뒤 지역 중소상인의 매출이 30~40% 급감했다”고 주장했다.
판교점은 백화점, 영화관 등을 갖춘 지하 7층, 지상 13층 연면적 23만6,000여㎡ 규모의 복합쇼핑몰로 임시 개장 이틀(19~20일)을 포함, 개관 닷새 만(19~23일)에 18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에서 가장 큰 식품관(1만3,860㎡)은 상품군별 매출 판도도 바꿔놨다. 일반적으로 백화점 개점 초기에는 제품당 가격이 높은 명품잡화가 전체 매출을 견인하지만, 판교점은 중소상공인의 주력 품목인 식품의 매출 비중(20%)이 명품잡화(23%)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연합회는 “현대백화점이 축구장 2배 면적, 분당 AK백화점의 2.5배인 식품점을 만들어 지역 소상공인들을 초토화시키고 있다”며 영업중단과 성남시의 중재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회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지켜온 골목상권이 대기업의 무차별적인 외식업 진출로 무너질 처지”라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백만 시민과 함께 현대백화점에 대한 불매운동과 시위를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상인연합회와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만남을 주선, 길거리 문화행사 비용 등을 판교점 측이 부담하는 등의 상생방안을 마련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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