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 The Art of Conversation (회화의 비법)
다국적 기업에서는 하루에도 여러 번 외국인을 마주친다. 이럴 때 매번 인사를 어떻게 할까 궁금해진다. 물론 가장 편한 것은 ‘Hi’ ‘Hello’이지만 내성적 외국인도 있고 외국인이라고 모두 같은 문화권에서 온 것도 아니다.
아는 사람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하면 그만이지만 잘 모르는 사람과 마주쳤을 때는 어떤가. K교수는 미국 연수기간 중 조깅을 하면서 개 산책을 하는 미국인을 자주 마주쳤다고 한다. 그냥 지나치자니 무례해 보이고 모르는 동네 사람에게 인사를 하자니 상대의 기분을 알 수가 없어 난처했다고 한다. 이런 경우는 case by case이기 때문에 미국인도 해답을 제시하지 못한다. 미국인도 먼저 ‘Hi’를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열심히 조깅만 하는 사람도 있다. 동네 조깅이라면 먼저 인사하는 것을 반기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어떤 미국인은 미소로 인사를 하거나 고개를 끄덕이거나 눈인사만 하는 사람도 있다.
낯선 사람에게 ‘Good morning’ ‘Hi’라고 웃으며 인사를 하는 것은 잘못도 아니고 이상할 것도 아니다. 다만 이러한 인사가 지역마다 다르고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캘리포니아에서는 ‘Hi’하며 먼저 인사하는 사람이 타 지역보다 훨씬 적고 심지어 아는 사람이 이쪽으로 걸어오면 고개를 숙이고 눈 마주침을 피하는 사례도 많다. 이는 현지인보다는 타 지역 사람이 갔을 때 흔히 느낄 수 있는 정서다. 그런데 남부에 가면 사람을 마주칠 때마다 거의 ‘Hi’라고 인사를 건넨다. 다소 보수적이라는 동북부 사람들이 남부에서 느끼는 당혹감도 상당하다. 북부에서는 아는 사람이나 친한 사람에게 인사를 하고 모르는 사람은 그냥 지나치기 때문이다. 뉴욕에 근접할수록 사람들이 인사하는 빈도수는 급격히 주는데 다양한 세계인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인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도시에서 멀어질수록 인사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한 번이라도 대화를 나눈 일이 있다면 ‘Hi’라는 인사가 좋지만 같은 직장 학교의 사람이라면 미소나 눈인사가 쌍방에게 더 편할 것이다.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Hey, how are you doing?’이나 ‘Hi, how’s it going?’처럼 인사하는 것이 더 낫다. ‘What's up?’이나 ‘What gives?’같은 현지 은어를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이 역시 상대에 따라 다른 반응이 나온다. 복도나 엘리베이터 내에서는 미소와 눈인사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요즈음 한국인이 친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덥석 포옹을 남발하는 것은 오히려 상대를 난감하게 한다. 갑자기 생긴 한국인의 포옹은 서양에서도 생각만큼 자주하지 않는 제스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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