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동차 엔진의 기술 변화를 대표하는 것이 다운사이징(downsizing)이다. 크기를 줄이는 다운사이징은 엔진에서 배기량 관련 용어로 쓰인다. 같은 차나 같은 이름을 쓰는 새 모델의 엔진 배기량이 이전보다 작아졌을 때 다운사이징 했다고 표현한다.
엔진 다운사이징의 가장 큰 목적은 연료소비와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업계가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배기가스 총량규제에 대한 효과적 대응이다. 여러 나라에서 자동차 회사가 생산하는 모든 차의 배기가스 총량을 일정 수준 이하로 규제하려는 법규를 시행하고 있거나 시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큰 배기량으로 높은 성능을 내는 엔진을 많이 쓰는 업체들은 총량규제 적용을 받을 경우 불리하다. 따라서 성능은 비슷하게 유지하며 배기가스 량을 줄이는 다운사이징을 활용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연료 소비량이 적은 것이 매력이지만 실제로 연비향상 효과가 획기적일 정도로 크지 않은 다운사이징 차들이 많다.
다운사이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흔히 터보로 부르는 터보차저(turbocharger)다. 터보는 배기가스가 배출되는 힘으로 엔진에 들어가는 공기를 압축해 성능을 높이는 장치다. 특히 디젤 엔진과 궁합이 잘 맞아 디젤 승용차에 대부분 터보 엔진이 쓰인다. 휘발유 차에서도 V8 엔진 대신 V6 엔진과 터보, V6 엔진 대신 4기통 엔진과 터보를 결합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은 일반 승용차 엔진에 터보가 많이 적용되지만 과거 일부 고성능 차에만 쓰였다. 양산 승용차 최초의 터보 엔진은 1962년 올즈모빌 제트파이어였지만 문제가 많아 바로 생산이 중단됐고 본격적으로 쓰인 것은 1973년 나온 BMW 2002 터보와 1974년 출시된 포르쉐 911 터보다. 이처럼 터보는 극한 성능을 추구하는 스포츠카에 사용되며 고성능의 상징이 됐다. 대중차 브랜드 중에서 1977년 이후 사브가 적극 터보를 활용했지만 대부분 회사가 폭넓게 사용한 것은 10년이 채 되지 않았다.
요즘 터보 차들은 성능을 많이 높이는 경우가 드물다. 성능이 좋으면 그만큼 연료 소비가 많기 때문이다. 강력함의 상징이었던 터보도 다운사이징이라는 대세 속에서 효율과 경제성을 고려해 고분고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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