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3곳 대대적 환경개선
수십년 얽히고설킨 가판대·도로 정비
소방차 접근로 확보… 쇼핑도 편해져
30일 인천 최대 재래시장인 부평종합시장. 노점 가판대와 상인들이 임의로 설치한 천막 등으로 비좁았던 시장 골목이 훤해졌다. 시장 구석구석에 쌓여있던 수십 년 된 쓰레기들은 모두 치워졌고 가판대 등으로 가려있던 소방도로와 보행로도 제 모습을 드러냈다. 상인들이 부평구와 함께 시장을 쓸고 닦는 환경개선사업에 나선지 열흘 만에 달라진 풍경이다.
부평종합시장을 비롯, 인근 부평깡시장, 진흥종합시장에 대한 환경개선작업은 19일부터 시작됐다. 3개 시장 점포 수가 800여곳에 이르다 보니 환경정비는 9월 2일까지 5개 권역으로 나눠 차례로 진행된다. 1, 2권역에서 나온 쓰레기와 공사 폐기물 양만 60톤에 달했다.
부평구 관계자는 “환경정비와 시설 리모델링 등이 꾸준히 이뤄졌지만 시장이 만들어진 지 워낙 오래돼 작업이 만만치 않았다”며 “오래된 쓰레기를 치우니 시장 전체가 훤해졌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후 부평구 산곡동에 미군부대가 들어서면서 군수품 거래를 위해 자연스레 형성된 부평종합시장과 부평깡시장은 역사가 60년이 넘는다. 진흥종합시장은 이들 시장에 많은 사람이 몰리자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1970년 대에 들어섰다.
정비를 마친 곳에는 도로 포장을 다시 하고 기존 노점 가판대와 도로상의 천막, 지지대 등을 규격에 맞게 재 설치하거나 철거했다. 불이 나거나 응급환자 발생시 소방차, 응급차가 재빨리 접근할 수 있도록 가판대에는 바퀴가 달렸다. 폭 4m의 소방도로와 보행로도 확보됐다. 그 동안 시장 골목은 조금씩 넓어지는 가판대와 상인들이 장사 편의를 위해 설치한 시설물로 인해 두 사람이 마주 지나가기도 벅찼었다. 시장 중심부까지 소방차 진입은 엄두를 못 낼 정도였다.
이 과정에서 가게 면적이 줄거나 중심가에서 멀어지고 기존 시설을 철거해야 하는 일부 상인들의 반발도 적지 않았다. 2주 가까이 작업이 이뤄지면서 한동안 가게 문을 닫는 것도 상인들에겐 부담이었다.
윤연호(67) 부평종합시장 상인회장은 “시장이 깔끔해지면서 손님들 반응이 좋고 반기는 상인도 많다”면서 “일부 불이익을 본 상인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등 아직까지 불협화음이 다 가라앉지는 않았지만 면담 등을 통해 불균형을 조정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부평구 관계자는 “상인들의 협조 속에 시장 환경개선사업이 예정대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작업이 마무리되는 9월 초부터 상인회 등과 함께 고객 유치를 위한 시장 홍보 활성화 등 사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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