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투어 29번 할 때 남자는 12번
스타 없어 흥행 부진… 상금도 절반
KPGA 선수권 운영비 협회 충당도
현재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상금 순위 1위는 전인지(21ㆍ하이트진로)다. 올 시즌 4승을 쓸어 담은 전인지는 상금 7억원을 돌파했다.
반면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들은 여자 선수들의 상금 잔치가 부러울 따름이다. 30일 현재 KPGA 상금 순위 1위에 올라있는 최진호(31ㆍ현대제철)의 상금은 2억6,000여만원이다. 최진호는 지난 5월 열린 SK텔레콤오픈에서 1승을 챙긴 것이 전부다.
이 같은 현격한 차이는 한국남녀 골프가 처한 현실을 대변한다. KLPGA의 경우 올해 1부 투어에만 29개의 대회가 예정돼 있다. 이중 19개 대회가 마무리됐고 다승왕 경쟁도 치열하다. 전인지 외에도 이정민(23ㆍ비씨카드)과 고진영(20ㆍ넵스)도 3개씩의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무대를 태극낭자들이 휩쓸면서 국내에서도 대회가 늘어나는 등 선순환 구조가 정착된 모습이다.
하지만 올해 KPGA 1부 투어인 코리안 투어는 12개 대회뿐이다. 수년전만 해도 대회 숫자가 20개 안팎이었지만 스타 부재, 관심과 흥행 부족으로 많은 대회가 자취를 감췄다. 올 시즌 총상금 역시 90억원 규모로 KLPGA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까지 열렸던 최경주 인비테이셔널도 올해 여건이 따르지 않아 접기로 했다. 최경주재단측은 “최경주가 10월 열리는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 수석 부단장의 중책을 맡게 됨에 따라 대회 전후 공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불가피해, 내년으로 순연시켰다”고 밝혔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최경주 대회는 지난해에도 메인 스폰서가 붙지 않아 개최에 갖은 애로를 겪어야 했다. 올해로 제58회를 맞이한 KPGA 선수권대회는 상반기 마지막 대회였던 군산오픈 이후 2개월 만에 열렸다. 선수들은 출전할 대회가 없어 의도치 않게 ‘여름방학’을 가졌다. 거의 매주 대회에 참가하는 여자 선수들과는 달리 실전 감각과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기회를 박탈당한 셈이다.
하반기 첫 대회로 치러진 KPGA 선수권은 1988년 스폰서 제도를 도입한 이후 처음으로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함께하는 제58회 KPGA 선수권대회’라는 이름으로 대회 막을 올렸다. 모자란 운영비 부분은 협회에서 충당하기도 했다는 것이 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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