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갖고 있던 지분 1.3%, 사재 358억 들여 순환출자 해소
순환고리 416→276개로 34% 줄어
신동빈(사진) 롯데 회장이 순환 출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롯데건설이 갖고 있던 롯데제과 지분 1.3%를 사재를 털어 약 358억원에 매입했다. 최근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신 회장이 투명 경영을 위해 지배구조 개선을 발표한 이후 첫 번째 나온 조치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전략 전담팀(TFT)은 28일 신 회장이 장 마감 이후 롯데건설에서 보유했던 롯데제과 주식 1.3%인 1만9,000주를 이날 종가(188만2,000원) 기준으로 357억5,800만원에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의 롯데제과 지분은 총 6.7%로 늘었다.
롯데는 신 회장의 이번 지분 매입으로 그룹의 전체 순환출자 고리 416개 가운데 34%인 140개가 한 번에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순환출자 고리는 276개로 줄었다.
롯데는 현재 롯데건설-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건설이나 롯데건설-롯데제과-롯데정보통신-롯데건설 등으로 이어지는 다수의 순환출자 고리들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롯데건설과 롯데제과의 지분관계가 신 회장의 지분 매입으로 해소되면서 관련 순환출자 고리들이 끊어진 것이다.
이번 지분 매입은 지배구조 개선에 직접 나서겠다는 신 회장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됐다. 롯데는 이번 처럼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부분은 신 회장이 사재를 동원하는 등 적극 개입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은 다음달부터 11월 말까지 계열사 자금 등을 동원해 해소할 방침이다. 롯데의 목표는 11월 말까지 416개의 전체 순환출자 고리 가운데 80%인 340개를 없애는 것이다. 롯데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기 위해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롯데제과 주식 매입을 실행했다”며 “신 회장은 적극적으로 경영 투명성 확보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롯데는 416개의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포함한 호텔롯데의 지주사 전환 비용으로 약 7조원이 소요될 것이란 예상이다. 공정거래법상 산업자본 지주사가 금융회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게 돼 있다. 따라서 호텔롯데를 지주사로 전환하면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롯데케미칼 등 3개 금융계열사 지분을 2년 안에 다른 계열사로 넘기거나 오너가 직접 보유해야 한다.
신 회장이 롯데제과 지분 매입으로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시작한 만큼 나머지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롯데는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를 위한 주관사 선정 작업을 하고 있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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