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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매각가 흔들?...테스코 배당-먹튀설 솔솔

입력
2015.08.2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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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플러스 점포. 연합뉴스

홈플러스 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영국 유통그룹 테스코(TESCO)가 극단의 방법을 취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테스코가 스스로 거액의 배당을 준 뒤 이른바 먹튀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28일 유통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테스코는 홈플러스 매각에 앞서 1조3,000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행하는 방안을 인수 후보자인 MBK파트너스·칼라일그룹·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사모투자펀드(PEF)들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테스코는 1999년 4월 삼성물산과 합작사를 설립한 뒤 삼성물산 지분 추가 인수를 통해 100% 지분을 확보했다. 총 투자액은 8,113억원 정도다.

이에 비해 테스코는 15년여에 걸쳐 1조5,000억원 홈플러스 회사채에 대한 이자 수익과 배당, 로열티(상표 사용료·최근 5년간 918억원) 등의 명목으로 이미 투자 원금에 가까운 돈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발생할 지분 양도 차익 수조 원은 고스란히 순투자이익으로 남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테스코의 경우 홈플러스의 지분 100%를 가진 주주로서 1조3,000억원의 배당을 받아가는 대신, 배당으로 줄어든 홈플러스의 가치만큼 인수 대금도 깎아주겠다는 제안이 가능하다. 3개 후보가 모두 입찰에서 홈플러스의 가격을 7조원 안팎으로 써낸만큼, 배당이 이뤄질 경우 매각가는 5조~6조원대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다시 테스코가 홈플러스에 빌려준 1조5,000억원의 부채를 새로운 인수자가 당장 갚지 않고 인수 후 상환을 조건으로 떠안는다면, 실제 매각 대금은 3조원대까지 줄어들게 된다.

정작 문제는 홈플러스가 당장 현금으로 배당할 여력이 없다는데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미 이익잉여금이 물류센터 건립, 신규 점포 개장 등에 대부분 투자된 상태이기 때문에 작년말 같은 시점에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만 따지면 264억원에 불과하다.

배당은 상법상 현금성 자산으로만 가능하므로 당장 매각에 앞서 테스코에 1조3,000억원에 이르는 배당을 실행하려면 대부분을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리는 수밖에 없다. 이처럼 차입 규모가 커지면, 매각 후 구조조정이나 고용 불안 문제가 부각될 가능성도 크다.

김국현 홈플러스 노조 선전국장은 "지금도 테스코가 운영하는 홈플러스는 임금협상 과정에서 '회사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임금 인상 등을 거부하고 있는데, 1조가 넘는 차입금 부담까지 더해지면 고용 조건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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