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출신 세계적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72)이 이스라엘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 이란에서 연주회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독일 슈타츠카펠레 베를린 교향악단 음악감독인 바렌보임은 이 교향악단을 이끌고 이란을 방문해 이란 교향악단과 협주할 계획이라고 27일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당초 바렌보임은 다음 달 초 테헤란에서 음악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최근 일정이 연기됐다. 일정이 연기된 것과 관련해 바렌보임과 독일 교향악단의 이란 방문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이 독일 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이란 핵협상 타결에 강하게 반발해온 이스라엘은 문화 교류를 비롯한 서방의 이란 방문ㆍ교류에 대해서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게다가 바렌보임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단을 만들고, 이스라엘인 최초로 팔레스타인 시민권을 획득하는 등 두 민족간의 화해를 위해 노력해 온 상징적 인물로 강경노선을 추구하는 현 이스라엘 정부에 대해 비판적이다. 때문에 이스라엘 정부는 바렌보임의 이란 행에 더욱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리 레제브 이스라엘 문화부장관은 “바렌보임이 세계에 반 이스라엘 기류를 확산시키려 하며, 자신의 정치적 관점을 음악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이번 음악회의 열렬한 후원자를 자처하며 국가, 종교, 인종의 경계를 허무는 바렌보임의 음악적 노력에 지지를 보냈다. 테헤란 교향악단의 음악감독인 알렉산더 라흐바리 역시 협주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바렌보임의 이란 방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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