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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의 조건

입력
2015.08.28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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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자세가 인생에 미치는 영향

정형외과 전문의 허영재
정형외과 전문의 허영재

입추가 지나도 여전히 무더워 쉽게 지치는 계절이다. 지치게 되면 자꾸 어딘가에 기대어 앉으려 하기 마련이다.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다고 했던가. 누워 잘 수 없지만 최대한 편하게 있어보려고 구부정하게 어딘가에 밀착하는 자세가 사실은 제일 에너지 소모적이고 몸에도 무리가 가는 자세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더구나 그러한 생활이 누적되면 인생 전반에 걸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바른 자세가 다시금 중요해지는 이유다.

현대인의 생활 중 평균 8~9시간은 앉아서 생활한다는 사실이 통계적으로 입증되었다. 그만큼 나의 엉덩이와 허리는 어딘가에 닿아있기 마련. 불과 백 년 전만 해도 인간은 하루 대부분을 일어선 상태로 지냈다.

그러나 급격한 생활의 변화로 앉아서 무언가를 하는 시간이 길어졌지만 우리 몸은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올바른 자세가 가지는 중요성 보다는 앉아있는 그 목적을 달성하는 것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최근 인간공학 논문에 따르면 앉아있는 자세 자체로 바닥에 닿는 회음부를 감싸는 뼈인 좌골결절 간의 거리가 증가되는 것이 증명되었다. 상체의 무게를 받쳐줘야 하는 회음부에 압력이 더욱 가중되며 좌우로 벌어지는 힘까지 받게 되니 그 안에 갇혀있는 하부 생식기와 비뇨기에 악영향을 미치고, 하체로 가는 혈류 또한 방해받게 된다.

결정적으로 골반이 뒤로 누우려는 힘이 작용하게 되어 자연스레 점점 구부정한 자세가 되고 급기야 책상 밑으로 들어가 버리는 지경에 이른다. 앉아있는 행위 자체가 몸에 무리가 되고, 에너지 소모가 엄청나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이런 구부정한 자세는 단순히 이런 기계적인 악영향 뿐 아니라 그 사람의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구부정한 자세는 알 수 없는 근골격계 통증을 소아청소년층에 유발시키는 원인으로 지목하는 논문이 발표되었으며, 사회과학 및 예방의학 논문에서도 은퇴인구의 앉아있는 시간이 심혈관계 악영향을 미치며, 그것이 사회에 부담을 주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장시간 앉아있는 행위가 성인에게 당뇨, 심혈관질환, 암, 심지어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소아청소년에게선 과체중과 인지발달장애를 유발한다는 게 스포츠의학 논문의 경고다.

어차피 앉아서 일할 것이라면, 바른 자세 하나만 가지려고 노력하여도 많은 문제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주 일어나 가벼운 스트레칭 하기를 잊지 않고 챙겨야 한다. 가볍게 생각하고 스쳐지나가려던 요소가 내 인생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지금부터 바른 앉는 자세를 가지도록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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