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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근 2년 간 "SNS 뒤져" 2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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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근 2년 간 "SNS 뒤져" 2배 늘었다

입력
2015.08.2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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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통신 압수수색 영장 집행 급증

경찰, 수사 편리한 방식 선호 탓

'사이버 사찰' 우려 갈수록 커져

압수수색 사실 늑장 통지도 문제

지난해 6월 대학생 용혜인(26ㆍ여)씨는 경찰의 전기통신 압수수색 사후 통보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압수수색 대상이 다름 아닌 한 달 전 용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카카오톡에서 나눈 대화 내용이었던 것. 그는 그 해 5월 18일 세월호 참사 추모 집회에 참여했다가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었다. 용씨는 “경찰은 심지어 내가 단체 카톡방에 입장하기 전과 나간 이후의 대화 내용도 들여다봤다”며 “가족과 사회문제를 토로했던 친구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도 불이익을 받는 것은 아닌지 두려웠다”고 말했다.

이메일이나 SNS, 인터넷 메신저 등을 포함하는 ‘전기통신’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이 박근혜정부 2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통신의 속성상 무분별한 압수수색은 개인신상 등 사생활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아 ‘사이버 사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전기통신 압수수색 영장 집행 현황’에 따르면 경찰의 영장 집행은 2010년 1,244건, 2011년 715건, 2012년 681건으로 감소하다가 박근혜정부 첫 해인 2013년 1,099건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엔 1,518건으로 더욱 늘었다.

경찰의 전기통신 압수수색이 가파르게 증가한 이유는 수사 편의성 때문이다. 통신비밀보호법상 휴대폰 통화내역은 압수수색을 하더라도 대화내용을 알기 어렵지만 SNS는 상대 전화번호는 물론, 사적인 대화 내용과 사진까지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다. 다수가 나눈 대화를 한 번에 조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민의 SNS 사용이 증가하면서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도 많아져 불가피하게 압수수색 영장이 늘어난 것”이라며 “수사에 필요한 내용 외에는 모두 폐기 처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SNS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신청이 큰 폭으로 늘면서 사생활 침해 논란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철도노조원 박모(40)씨는 2013년 12월 철도노조 파업에 참여했다가 이듬해 1월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2013년 12월 8~19일 박씨의 네이버 밴드 대화 상대방의 정보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압수수색했다. 그는 “경찰은 영장을 집행하면서 어떤 자료를 가져갔는지도 통보해 주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영장 집행 사실을 뒤늦게 당사자에게 통지하는 것도 문제다. 통신비밀법은 수사 당국이 해당 사건을 기소하거나 기소 중지를 내린 날부터 30일 이내에 전기통신 압수수색 당사자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수사기관이 기소 또는 기소 중지 결정을 늦추면 통지도 미뤄져 실제로 2011~2014년 압수수색 당사자에 대한 통지 비율은 33%에 불과했다. 박남춘 의원은 “수사기관의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만큼 SNS 압수수색과 관련한 세부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우려가 커지자 다음카카오 측은 지난해 10월 사이버 감찰 논란이 불거진 뒤로 아예 대화 내용의 서버 저장 기간을 기존 3~7일에서 2~3일로 줄이는 조치를 취했다. 네이버 측은 대화 내용을 저장하지 않고 압수수색 영장이 들어오면 대상자의 대화방 이름(밴드명)만 제공하고 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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