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아·스테파니 노출 수위 야동 수준…특정 신체 부위 클로즈업 다반사
규제 약한 케이블서 심의 받아 배포…반짝 효과 노려 치고 빠지기 꼼수
여성 댄스 가수들의 ‘19금 마케팅’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 ‘19금 티저 영상’을 따로 만들어 온라인에 공개하는 홍보 방식인데, 그 수위가 ‘야동’이라 할 만하다. 최근 솔로 활동에 나선 그룹 포미닛 멤버 현아(23)와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멤버 스테파니(28)의 티저 영상이 대표적이다. 신곡과 상관 없이 엉덩이 등 특정 신체 부위를 클로즈업하고, 노출 수위가 높은 장면들로 구설에 올랐다. 온라인 동영상은 지상파보다 느슨한 케이블채널의 심의를 거치면 배포가 가능한데다, 19금이라 해도 성인 인증을 피할 수 있는 길이 많아 사실상 청소년들에게도 무차별적으로 노출되는 형편이다. 기획사들은 이런 식으로 ‘19금 티저 영상’을 유통시키고 방송을 타야 하는 뮤직비디오는 수위를 낮추는, 치고 빠지기 꼼수를 쓰고 있다.
라제기 기자(라)= 현아와 스테파니의 컴백 티저 영상을 봤는데 정말 ‘세다’.
강은영 기자(강)= 스테파니가 수영복 의상을 입고 선정적인 춤을 추는 건 노이즈마케팅을 위한 몸부림이다. 현아의 티저는 한 편의 야한 동영상을 본 느낌이다.
양승준 기자(양)= 현아의 티저에는 팬티를 입은 엉덩이를 클로즈업 하는 장면이 몇 차례나 나오고, 시가를 피우는 모습도 나오는데 너무 나갔다는 생각이 들더라.
조아름 기자(조)= 티저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인데 곡에 대한 음악적 궁금증을 일으키기는커녕 여가수의 몸을 훑는 것뿐이었다. 신체의 노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강= 스테파니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소속인데 왜 이런 영상을 찍었는지 모르겠다. SM은 선정성 논란은 되도록 피하는 회사 아닌가.
양= SM 소속이지만 이번 솔로 활동은 마피아레코드에서 주도했다. 일종의 임대 활동이다. SM에선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2008년 이후 해당 그룹이 활동이 없는 상황에서 스테파니는 솔로 활동을 하고자 하고, SM에선 지원할 여건이 안 돼 길을 열어준 것 같다.
라= 윈-윈 전략이다. SM은 계약 분쟁을 피하며 체면을 지키고, 스테파니는 SM 밖에서 모험을 할 수 있고.
조= 현아와 스테파니 모두 티저만 19금으로 찍고, 뮤직비디오는 수위를 낮췄다. 온라인에 19금 영상으로 화제를 모은 뒤 방송에 틀어야 하는 뮤직비디오는 심의를 위해 수위를 조절한 이중전략이다.
양= 뮤직비디오 방영 횟수가 음악 프로그램의 순위 점수에 포함된다. 그래서 많은 기획사들이 19금 뮤직비디오 제작을 부담스러워한다. 방송에 못 걸면, 1위에 오르는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여긴다.
강= 온라인 티저 영상은 어떻게 심의를 통과했는지 신기했는데, 케이블채널에서 심의 등급을 받으면 온라인에 영상을 올릴 수 있도록 돼 있다. 뮤직비디오는 19금 판정을 받으면 밤 10시 전에 방송하지 못하는 등 제약이 있다. 온라인 콘텐츠도 포털에서 성인인증을 받아야 하는 등 규제가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피해갈 수 있는 길이 많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조= 가수들의 티저 영상이나 뮤직비디오를 보면 왼쪽 아래쪽에 심의 날짜와 심의 주체가 뜬다. 대부분 케이블채널이다. 현아와 스테파니도 마찬가지다. 케이블채널 쪽 심의 절차가 지상파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보다 간소해 기획사들이 이쪽으로 몰리는 것이다.
라= 19금 티저 영상을 따로 만드는 건 가요계가 유일하다. 영화에도 ‘19금 영화’가 있지만 홍보를 위해 ‘19금 티저 영상’을 따로 제작하진 않는다.
강= 가요계가 여성의 몸에 더 집착하고 노출에는 둔감하다. 어떤 걸그룹이 속바지 입어서 노출한 게 아니라고 한 적이 있는데, 황당했다. 속바지도 속옷인데 이건 노출이 아니라는 거다.
조= 몸만 강조하고 음악이 없다. 레이디가가나 비욘세도 19금 퍼포먼스로 유명하지만, 음악적 콘텐츠가 충실해 반감이 덜하다.
양= 문제는 19금 티저의 효과가 크다는 점이다. 이 유혹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기획사가 많지 않을 것 같다.
라=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손해다. 이효리가 오래 인기를 누린 비결은 노출로 승부를 본 게 아니라 수위를 조절해가며 섹시함을 어필한 덕분이다. 여성미를 강조하는 것과 무분별한 19금 전략은 구분해야 한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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