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방직 전주공장 매각 추진
21만6000㎡ 3000억대 추산
‘주거용지’ 변경 여부가 관건
대한방직이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에 자리한 전주공장을 팔기로 해 누가 얼마에 살지 관심이 끌고 있다.
27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 26일 대한방직은 전주공장 부지(21만6,464㎡)를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이 부지는 전북도청과 인접한데다 서부신시가지 개발로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서면서 지속적으로 가치가 상승한 ‘노른자위’ 땅이다.
특히 이 땅은 전주시가 서부신시가지를 개발하면서 자칫 특혜의혹에 시달릴 것을 우려해 대한방직 부지를 제외하는 바람에 그 동안 국내 대형 건설업체들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려고 꾸준히 눈독을 들인 곳이다.
더욱이 도청사 주변에 대규모 공장이 있는 것 자체가 미관을 해친다는 부정적 여론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공장 전체 건물(21개동) 중 절반 이상의 지붕이 석면 슬레이트여서 바람이 불면 주변 아파트로 석면이 날리면서 피해를 입고 있다는 민원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이 부지 매각은 이처럼 개발 이익을 노리거나 환경오염의 시비 등으로 외곽 이전 압력이 시간이 갈수록 거세지는데다 부동산으로서 가치가 최고조에 달한 외적인 변수까지 고려한 대한방직의 결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제 누가 얼마에 살지만 남았다. 우선 올해 1월 1일 기준 이 곳의 개별공시지가는 ㎡당 58만3,000원이다. 전체 면적이 21만6,464㎡이니 전주공장 부지의 공식적인 값어치는 1,262억원으로 산출된다.
하지만 시세는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0년 전북도가 도청 및 도의회 청사를 이전 신축하면서 대한방직 터의 3분의 1가량인 10만㎡를 매입한 가격은 151억원이다. 또 부동산에 따르면 전북도청과 대한방직 일대의 3.3㎡당 가격은 위치에 따라 300만~800만원이다.
따라서 15년 전 전북도의 매입가격을 현재 시세로 환산하고 최근 시세의 중간치를 고려해서 계산하면 매각대금은 3,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대한방직 부지는 대형 건설사들의 차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거액을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또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대형 건설사들의 아파트 단지 조성만큼 좋은 것이 없다.
물론 전주 도심의 아파트 숲이 열섬현상을 가속화해 시민 고통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규모 아파트 추가 신축은 재앙을 불러올 수 있어 공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전주시의 재정능력을 보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대형 건설사들이 이 부지를 사들여 공원 조성 등을 위해 일부를 전주시에 넘겨주고 대부분은 아파트를 짓는데 쓰지 않을까 하는 관측도 나온다.
전주시 관계자는 “이 부지는 도시관리계획상‘일반공업지역’이라서 ‘주거용지’로 변경해야 아파트 건설할 수 있는데 시와 아무런 사전 협의도 없이 대한방직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데다 특혜 시비가 때문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수학기자 shc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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