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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길에 대형 크루즈선까지… 체험 관광의 섬으로 '날갯짓'

입력
2015.08.2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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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개항 목표 울릉공항 첫 삽

내수전~북면 천부리 4.74km 일주도로 미개통 구간도 완성 눈앞

5000톤급 이상 크루즈선 접안 가능… 울릉 사동항 2단계 공사 한창

기암절벽·천연동굴·풍부한 전설… 73.5km 둘레길도 천혜의 명소로

울릉읍 저동리 내수전 일출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울릉 저동항과 마을 풍경. 넓게 뻗은 동해의 수평선과 울릉도 주변 부속섬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오징어잡이가 본격 시작되는 추석 이후부터 11월까지 울릉 8경 중 하나인 오징어잡이 배의 화려한 ‘저동어화(苧洞漁火)’를 감상할 수 있다. 울릉군청제공
울릉읍 저동리 내수전 일출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울릉 저동항과 마을 풍경. 넓게 뻗은 동해의 수평선과 울릉도 주변 부속섬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오징어잡이가 본격 시작되는 추석 이후부터 11월까지 울릉 8경 중 하나인 오징어잡이 배의 화려한 ‘저동어화(苧洞漁火)’를 감상할 수 있다. 울릉군청제공

신비의 섬 울릉도가 대대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다. 울릉공항 건설공사가 첫 삽을 뜨고 주민들의 숙원인 섬 일주도로가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5,000톤급 이상 대규모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울릉(사동)항 2단계 공사도 진행 중이다. 하늘 길, 대형 크루즈선, 자동차 섬일주… 울릉주민의 오랜 숙원들이 착착 진행되면서 주민들은 “1882년 고종의 대규모 울릉 이주정책 이후 최대의 변화”라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에 맞춰 경북도와 울릉군은 섬 내 관광지를 손보고 있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울릉은 섬의 절경을 바라보기만 하는 감상형 관광지에서 체험 관광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오각형 형태의 울릉도는 제주도처럼 화산 폭발로 솟아오른 거대한 화산체 중 일부가 수면 위로 노출된 ‘해산(海山)’이다. 반면 준평원이 많은 제주도와 달리 못 하나 세울 데 없을 정도로 험준한 산세를 지녔다. 중심부에 위치한 동서 약 1.5㎞, 남북 약 2㎞의 나리분지가 유일한 평지일 뿐, 섬 둘레 해변은 온통 절벽을 이룬다.

화산섬이라는 특수한 환경은 국내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희귀한 경관을 만들어냈다. 험준한 산세와 특이한 지형 덕에 학술적 가치까지 높은 동식물도 가득하다. 특이한 지형에 적응하기 위해 각종 생물자원들은 진화를 거듭했고, 육지와는 판이하게 다른 환경이 형성됐다. 현재 울릉군에는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만 8개나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울릉도는 원주민이 아닌 개척민들이 불굴의 정신으로 터전을 닦은 섬이다. 고종은 1882년 조선 왕조가 자국민 보호를 위해 400년 간 펼쳐 온 공도정책을 접고 재개척을 천명한다. 그 뒤 육지민들의 대규모 이주가 시작되는데 인구 100명이 되지 않던 울릉도는 1896년 1,134명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개척민들은 험준한 산세와 육지와 전혀 다른 자연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화전으로 개간하며 울릉도를 발전시켰다. 이에 울릉군도 옛 선조의 개척정신을 본받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울릉군은 북면과 서면, 울릉읍으로 나눠진 행정구역대로 각각 20여㎞의 울릉둘레길을 개설하고 각 지역의 특색에 맞춰 정비 사업을 추진중이다.

울릉둘레길은 총 길이 73.5㎞로, 섬 둘레를 따라 만들어져 있다. 이 중 1구간인 저동~현포 둘레길(22㎞)은 북면 일대를 걷는 코스로 2009년 완성됐으며, 일주도로 미개통 구간을 끼고 있다. 교통이 불편한 탓에 섬에서 개발이 가장 안 된 지역이지만 천혜의 자연이 잘 보존된 덕분에 최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7월 코스 중간 지점인 울릉 북면 천부리에는 해중전망대도 문을 열었다. 이 전망대는 수심 6m에서 관람 창을 통해 울릉도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수중 생태계를 관람할 수 있다.

2구간인 현포~남양(24㎞)은 울릉도의 서쪽을 아우르는 구간이다. 울릉군 서면을 지나는 이 구간은 고대 원주민이 세운 우산국의 중심지로, 지금도 곳곳에 흔적이 남아 있다. 우산국 왕후 풍미녀가 딸 하나를 낳고 죽자 슬픔에 잠긴 우해왕이 열두 시녀에게 비파를 뜯게 하고 제사를 지냈는데 그 비파를 놓아둔 곳이 지금의 비파산이 됐다는 이야기 등 우산국 관련 풍부한 전설이 전한다. 서면에는 폐교를 리모델링한 울릉 유일의 정식 캠핑장 '국민여가캠핑장'이 마련돼 있다.

남양~저동(27.5㎞) 둘레길 구간은 울릉 남동쪽 울릉읍 일대를 지난다. 코스 중간 도동해안산책로는 국가지질공원의 지질명소 중 하나로, 신이 빚은 작품으로 불린다. 도동에서 저동 촛대바위까지 기암절벽과 천연동굴, 바위와 바위 사이를 잇는 무지개다리를 건너다 보면 발 아래로 에메랄드빛 물결이 찰랑댄다. 암벽등반과 바다낚시로도 각광받고 있다.

울릉도의 시계는 3월에서 10월까지만 움직인다는 말이 있다. 해마다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폭설과 강풍으로 선박 운항이 불가능해 울릉 주민들은 고립되다시피 한다. 때문에 울릉 사동에 추진되는 공항 건설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울릉공항 건설 사업은 2017년 착공, 2020년 개항을 목표로 50인승의 소형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소형공항으로 계획돼 있다.

저동리 내수전∼북면 천부리 4.74㎞의 일주도로 미개통 구간 공사도 울릉도 주민들이 주목하는 개발사업이다. 공사가 마무리되는 2018년에는 울릉도를 차량으로 한 바퀴 돌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울릉(사동)항 2단계 건설은 5,000톤급 이상의 대형 크루즈 선박의 접안이 가능해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경북도와 울릉군은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도 꾀하고 있다. 이 사업으로 울릉지역 디젤과 수력에너지는 2020년까지 태양광, 풍력, 지열, 연료전지 등 친환경 에너지로 바뀐다.

정무호 울릉군 부군수는 “공항 건설과 일주도로 완공, 신항까지 완성되면 울릉도에 역사적인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광 형태는 물론 겨울철이면 마비되는 울릉 주민의 생활 패턴도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울릉=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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