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센터, 값싼 왕겨·쌀겨 활용 증식… 1000㎡에 10만원
수입산 100만원, 국산도 60만원, 정부지원 없어도 경쟁력 높아
고추·오이·딸기 등 시설재배에 국내 천적농업
2010년 보조금 횡령 여파 붕괴… 부활 청신호
경북 예천군이 친환경시설농업에 쓰이는 해충방제용 천적을 값싸게 대량 공급할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천적을 이용한 병충해방제는 2010년 전까지만 해도 전국의 일부 농업회사에서 생산, 활성화하는 듯했지만 보조금 부당사용 등 말썽이 나면서 정부지원이 중단되자 기반이 거의 무너진 상태다. 이 때문에 지금은 정부보조 없이 천적을 사용하는 일부 친환경농업을 하는 농민들은 값비싼 외국산을 수입할 수밖에 없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 같은 어려움을 예천군이 해결하고 나섰다. 예천군농업기술센터 김진원(58) 기술개발담당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천적 생산 기술개발에 나서 최근 관내 20여 농가에 시험 보급한 결과 경제성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담당은 예천의 주요 시설작물인 고추 참외 수박 오이 등에 쓰이는 천적인 콜레마니진디벌, 총채가시응애, 지중해이리응애, 오이이리응애를 왕겨와 쌀겨 등을 이용해 값싸게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는 “지금까지 천적은 주로 값비싼 질석(규산염광물)을 이용하거나 비닐하우스에 천적사육용 농작물에서 증식했기 때문에 생산비가 높았다”며 “외국산 은 1,000㎡에 연간 100만원이나 들지만 우리가 개발한 방법으로는 1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종전에 보급된 국산 천적이 60만원(보조금 포함)이었던 점에 비춰 10만원이면 정부보조금이 없어도 쓸 수 있는 수준이다. 올해는 시험단계로 무상공급하고 있다.
김 담당은 “하나의 작물을 재배하는데 4, 5가지의 병해충이 발생하고 각각의 천적이 필요하므로 비용을 줄여줄 수 있게 대량생산할 기술개발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군은 기술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27일, 28일 전국의 천적연구회원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농업기술센터 실증시험장에서 워크숍을 열었다. 천적과 작물보호제의 하모니라는 주제로 시설재배지 해충의 천적과 농약의 혼합사용 기술이해, 경기도 천적곤충지원사업화 지원센터 운영 등 6개 과제 발표와 생산기술에 관한 토론으로 진행된다.
28일에는 천적으로 친환경 시설 고추를 재배하는 개포면 변창우(54), 윤원봉(62) 농가를 방문해 총채벌레와 온실가루이(원예작물에 피해를 주는 가루이과 곤충)의 천적인 총채가시응애, 지중해이리응애의 방제효과를 견학한다.
박창수 예천부군수는 “예천에서 값싸게 이용할 수 있는 천적기반을 마련한 만큼 농가에 확대 보급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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