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고속도로’ 구간 160㎞
적정 교통량을 크게 초과해 제 속도를 낼 수 없는 ‘무늬만 고속도로’ 전국에 9개 노선, 40개 구간 158.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도로공사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새누리당 김희국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속도로 서비스 수준 측정에서 40개 구간이 ‘F등급’을 받았다.
F등급은 4차선 기준 교통량이 하루 8만5,300대를 초과해 고속도로 용량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을 의미한다. 이 구간에서 차량은 자주 멈추며 도로의 기능은 거의 상실한 것으로 평가된다.
F등급을 받은 40개 구간을 노선별로 보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가 18곳으로 가장 많았다. 송내∼장수 하루 평균 23만여대, 중동∼송내 22만9천여대, 하남분기점∼상일 22만1천여대 등으로 서울 인근 교통량이 폭발적이다.
영동선은 5곳, 경부선·호남선·서해안선은 각각 4곳이 F등급 구간으로 집계됐다. 경부선은 오산∼동탄분기점, 기흥∼수원, 신갈분기점∼판교분기점, 판교분기점∼양재구간이며, 서해안선은 조남분기점∼목감, 목감∼광명역, 광명역∼일직분기점, 일직분기점∼금천까지 만성 정체구간이다. 중앙선 초정나들목∼대동분기점, 남해2지선 서부산∼부산 구간, 경인선 가좌∼서인천·부천∼신월, 중앙지선 대동분기점∼물금 구간도 F등급을 받았다.
문제는 사실상 고속도로의 기능을 상실한 구간에서도 통행료는 다른 구간과 마찬가지로 징수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하루 평균 통행료를 보면 경부선 F구간인 오산∼동탄분기점 3천300여만원, 기흥∼수원 5천여만원, 신갈분기점∼판교분기점 1억3천여만원, 판교분기점∼양재 7천400여만원이 걷혔다.
박관규기자 ac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