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신흥국들 통화가치 최대 40%↓

자원 신흥국들 통화가치 최대 40%↓

우크라이나와 말레이시아 등 자원 부국으로 꼽히는 신흥국들이 중국발 쇼크로 주가와 통화가치가 폭락하고 있다.

2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자원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들은 올 들어 통화가치가 20% 이상 추락하고 주식가격이 10% 이상 떨어졌으며,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최대 6배로 치솟았다.

최근 중국 증시 폭락 때문에 중국의 경제 성장세 둔화가 인식되고 원자재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면서 자원 신흥국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철광석과 망간 등의 자원 부국인 우크라이나는 CDS 프리미엄이 지난 25일 현재 16,686으로 작년 말에 비해 약 550%나 치솟았다. 그야말로 부도 직전 상황으로 몰린 것이다. 지난 25일까지 통화가치도 43.3% 폭락했고, 주가는 15.2% 떨어졌다.

구리 생산국 페루의 주가는 올 들어 지난 25일까지 34%나 떨어졌다. 유동성 위기로 구제금융을 받는 그리스(24.8%) 보다 더 심한 수준이다. 통화가치도 약 10% 하락하고 CDS프리미엄도 64% 상승했다. 심지어 모건스탠리 신흥시장 지수에서 탈락할 위험에 빠지자 페루 정부 관계자들이 급히 미국 뉴욕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콜롬비아도 올 들어 주가가 24.0% 떨어졌으며, 브라질은 10.9% 하락했다. 콜롬비아와 브라질의 통화가치는 올해 각각 36% 안팎이나 추락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이어 가장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브라질은 CDS 프리미엄이 76.2% 뛰었고 콜롬비아는 26.2% 상승했다.

남미 대표 산유국 베네수엘라는 유가가 6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CDS 프리미엄이 95.0%나 뛰었다.

다이아몬드와 금이 풍부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랜드화 가치가 지난해 말 이래 14.0% 하락하면서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CDS 프리미엄도 82%나 급등했고, 주가는 1.6% 하락했다.

터키는 올해 통화가치가 약 26% 떨어졌고, 주가도 약 15% 빠졌으며, 부도위험이 50% 가까이 상승했다.

말레이시아(16.7%)와 인도네시아(13.9%)도 올 들어 통화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외환위기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올해 주식 수익률은 인도네시아가 -19%, 말레이시아가 -11%에 달한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태국의 주가는 위안화 평가 절하 이후에만 11% 내렸다. 바트화 가치는 8.1% 떨어졌고, CDS 프리미엄은 약 55% 상승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