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KIA는 8월 구원 투수 팀 평균자책점이 3.52로 NC(3.46)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그 만큼 뒷문이 안정됐다는 의미다. 윤석민(29)이 마무리로 자리를 잡고, 외국인 투수 에반(32)도 셋업맨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그리고 또 한 명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있다. 왼손 불펜 요원 심동섭(24)이다.
올해 윤석민이 합류하기 전 마무리 투수 후보로 꼽힐 만큼 기대를 모았던 심동섭은 왼손 희소성에 구위까지 갖췄다. 시즌 출발은 좋았다. 5월20일까지 24경기에서 9홀드 평균자책점 2.75로 준수한 성적표를 올렸다. 그러나 이후 제구가 흔들리며 고전하더니 6월(평균자책점 6.14)과 7월(7.71) 극도로 부진했다. 허리 통증까지 겹쳐 7월25일 롯데전 이후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1군에 다시 돌아온 심동섭은 확실히 달라졌다. 복귀 첫 등판이던 지난 9일 NC전부터 26일 SK전까지 8경기에서 홀드 3개를 챙기며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5⅔이닝 동안 볼넷 4개를 허용한 것은 여전히 아쉽지만 삼진은 8개 뽑아냈다. 이대진 KIA 투수코치는 "안 좋았을 때 공을 밀어 던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공을 채어 던진다. 힘이 더 실린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심동섭은 "던지다 보면 나도 모르게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밸런스를 잘 잊어버렸는데 조계현 수석코치님과 이대진 코치님이 그 때마다 잘 바로 잡아준다"며 "안 좋을 때 팔이 한참 뒤에서 나와 제구가 안 되고 했지만 지금은 앞에서 공을 놓으니 더 좋아진 것 같다"고 최근 호투 비결을 밝혔다.
그는 이어 "팀 분위기에 따라가는 느낌이다. 투수들이 다 잘 던져주니까 나도 마운드에 오르면 '목숨 걸고 던진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뒤에 에반과 (윤)석민이 형이 버티고 있는 것도 큰 힘으로 다가온다"고 덧붙였다.
심동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기복이 심한 모습을 줄이고 윤석민처럼 꾸준히 던져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강조했다. 그는 "투수가 매번 잘 던질 수는 없지만 석민이 형처럼 10경기에서 1경기 정도를 제외하고는 다 막아야 특급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현재는 나가는 경기마다 무조건 막는다는 생각만 한다"고 말했다.
심동섭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마무리 후보군에 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윤석민이 선발로 전환한다는 가정에서 해당된다. 심동섭은 소방수 보직에 대해 "자신감은 있는데 아직 제대로 풀타임 뛰는 것을 보여 준 적이 없다. 일종의 도박이라고 생각한다. 보직보다는 어느 위치이든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역할만 하자는 마음뿐"이라고 했다.
사진=KIA 심동섭.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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