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IPO 주관사 내달 초 결정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겪은 롯데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전담팀(TFT)을 꾸렸다. 신동빈롯데 회장이 지난 11일 대국민 사과를 하며 밝힌 순환 출자 구조 해소를 통한 투명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롯데는 26일 재무통으로 알려진 이봉철 롯데정책본부 지원실장(부사장)이 TFT 팀장을 맡고 계열사 재무와 법무 담당 임직원 20여명이 실무를 맡는다고 밝혔다. 삼일회계법인과 김앤장, 율촌 등 외부 회계ㆍ법무법인도 자문과 감리에 참여한다.
TFT의 중점 추진 과제는 한국과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복잡하게 얽힌 순환 출자 구조 해소다. 416개에 이르는 계열사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작업은 이달 말부터 시작된다. 11월 말까지 장내외 매매를 통해 모두 80%(340여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없앨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를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우선 TFT는 호텔롯데의 IPO를 진행할 주관사를 다음달 초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위해 호텔롯데는 지난 19일 국내외 증권사에 IPO 주관사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 27일 RFP 접수 마감 후 이 달 안으로 적격 예비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IPO 주관사가 확정되면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정관 개정 작업 등 상장을 위한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증권거래소가 지정한 외부 회계ㆍ법무법인과 상장시기와 적정 공모가 등을 검토하면 IPO준비 작업이 마무리된다.
호텔롯데의 IPO가 롯데 계열사 중에서는 롯데쇼핑 이후 11년 만의 9번째 상장사가 된다. 호텔롯데는 상장되기 전이라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를 도입해 경영투명성 강화를 선제적으로 실행할 방침이다.
이후 호텔롯데의 지주회사 전환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한다. 관건은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이다.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산업자본이 금융계열사를 거느릴 수 없도록 한 현 공정거래법에 따라 금융계열사를 매각해야 한다. 다만 중간금융지주사를 만들어 금융계열사를 계속 유지하도록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발의돼 국회 계류 중이나 언제 통과될 지 미지수다.
이와 함께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비상장사도 일정 자산 규모 이상이면 사외이사, 감사 제도 등 상장사에 준하는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연말까지 영입될 내외부 전문가들이 내년 초 구체적 실행에 나선다.
한편 신 회장은 이날 인도 북부 뉴델리에 들어선 초코파이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는 등 글로벌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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