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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고 특위 증인신문…"학교폭력, 성추문 덮고 갔다"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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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고 특위 증인신문…"학교폭력, 성추문 덮고 갔다" 폭로

입력
2015.08.27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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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자립형 사립고인 하나고에서 고위층 자녀들이 학교 폭력과 학내 성추문 등에 연루됐으나 학교 측에서 이를 묵과하고 넘어갔다는 증언이 나왔다.

전경원 하나고 교사는 26일 서울시의회의 ‘하나고 특혜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에 참석해 “지난 2011년 이명박 정부 시절 언론인 출신 청와대 고위인사 아들이 학교에서 동급생을 상대로 폭력을 휘둘렀는데도 학폭위가 열리지 않았다”며 “당시 열린 교직원 회의에서 교사 2명이 학생들의 피해진술서가 있는데 왜 학폭위를 열지 않느냐고 이의제기를 했다”고 밝혔다. 1년여간 괴롭힘 당한 피해 학생은 4,5명이라고 전 교사는 덧붙였다.

전 교사에 따르면 당시 한 피해 학생은 진술서에서 “(가해 학생이) 작년 3~4월부터 이유 없이 팔과 가슴을 수차례 때렸고 선택 과목 시간에 복싱·헬스를 배운 뒤 연습을 한다며 침대에 눕혀서 밟았다”고 주장했다. 이 학생은 “휴대폰을 거의 매일 마음대로 빼앗아가 게임 등 오락에 사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은 “친구와 나를 같이 불러서 어떨 때는 나보고 친구를 때리라고 말하고 때리지 않으면 안 때린다고 나를 때렸다”고 적었다.

이런 상황이 벌어져도 학교 차원에서 가해학생을 처벌하지 않고 학폭위도 열지 않았다는 게 전 교사 주장이다. 통상적인 매뉴얼에 따르면 담임교사가 교감을 거쳐 학교장에 보고하고 교장이 학폭위를 열어서 진상조사를 하게 돼 있지만, 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학교 측은 이후 가해 학생을 퇴학이나 징계 없이 ‘권고 전학’의 형태로 다른 학교로 보내는 조치만 취했다. 가해 학생은 현재 대학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회 행정사무조사에 참석한 이태준 하나고 교장은 “전 교사의 말은 위증”라며 “(하나고는) 다른 학교와 커리큘럼이 달라 학기 중에 전학을 가면 학사 일정을 따라가기 어려워 가해학생 측에선 해당 학년만 마치게 해달라고 했지만 피해 학생들을 생각해 학기 중간에 전학 가도록 했다”고 말했다.

전 교사는 또 다른 고위 공직자의 아들이 이 학교 여학생을 상대로 성추행을 저질렀는데 공론화 되지 않았다는 의혹도 추가로 폭로했다. 기숙 학교로 운영되는 하나고에서 동급생 여학생을 한 남학생이 자신의 방으로 불러 들인 뒤 여학생이 자신의 방으로 온 사실을 다른 학생에게 전하며 성적으로 희롱했다는 것이다. 이 남학생 역시 한 교육계 고위인사의 아들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이날 조사에서 하나고 측이 입학생 남녀 비율을 맞추기 위해 응시자 점수를 조정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보정 점수 등을 주는 방식으로 입학 전형 응시자 점수를 조정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정철화 하나고 교감도 “교육청 감사에서 입학생 남녀 비율 조정에 대한 지적이 있었지만 기숙사 수용에 대한 공감대가 있어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고 점수 조작 사실을 사실상 시인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린 행정사무조사에는 김승유 하나고 이사장과 당시 하나고 설립에 관여했던 교육부, 서울시교육청 관계자 등 증인 총 13명이 참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변했다. 하나고는 지난 2010년에 개교한 뒤 서울시 첫 자립형 사립고로 지정, 전환되는 과정에서 특혜 의혹 등이 일어 올해 4월 시의회가 진상규명 특위를 구성했다.

김민정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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