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호 극적인 끝내기 홈런, SK 5강 불씨 살렸다
5위 경쟁에서 한발 밀려난 SK는 극심한 타격 침체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26일 인천 KIA전을 앞둔 더그아웃은 정적만 흘렀고 선수들의 웃음기도 사라졌다. SK는 전날까지 10경기에서 2승8패의 성적을 거두는 동안 한 경기 평균 득점이 2.7점에 불과했다.
김용희 SK 감독은 “타격 부진은 심리ㆍ기술적 측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지만 심리적인 부분이 더 크다”며 “타격감이 안 좋을 때 저절로 소극적으로 변한다. 이런 상황을 빨리 탈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누군가 크게 한 방을 쳐서 게임메이커로 나서면 이런 상황을 탈피할 수 있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SK는 이날 역시 출발이 불안했다. 상대 선발 홍건희의 구위에 밀려 5회까지 0-2 끌려갔다. 그러나 6회 4번 정의윤이 KIA 두 번째 투수 최영필을 상대로 긴 침묵을 깨는 솔로 홈런을 쳤다. 이 한방으로 지긋지긋했던 23이닝 무득점, KIA전 26이닝 무득점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SK는 7회에 2점을 더 내주며 다시 패색이 짙어졌다. 더구나 9회에는 KIA 마무리 윤석민이 올라와 사실상 승부의 추는 기우는 듯 했지만 선두 타자 박정권이 내야 안타로 실낱 같은 희망을 살렸다. 이어 6번 앤드류 브라운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으나 7번 대타 조동화가 우전 안타로 1사 1ㆍ2루 기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8번 정상호는 김 감독이 경기 전 바랐던 대로 거짓말 같은 끝내기 3점 아치를 그렸다. 정상호의 끝내기 홈런은 개인 통산 2번째다. 이로써 5강 경쟁에서 완전히 멀어질 뻔한 SK는 5위 KIA를 5-4로 누르고 격차를 3.5경기로 줄였다.
김 감독은 “매우 힘든 경기를 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연패를 끊으려는 의지가 나타났다. 이날 경기를 계기로 선수들도 반전의 기회로 삼아 계속 이기는 경기를 만들어가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상호는 “경기 전 정경배 타격코치가 항상 볼이 뒤에서 맞아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공 1개 정도만 더 앞에서 타격하라고 조언해준 부분이 도움 됐다. 팀이 어려운 상황인데 내가 출전하는 상황에는 공수에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목동에서는 넥센이 시즌 45호 3점포로 장식한 4번 타자 박병호의 활약에 힘입어 kt를 9-1로 꺾고 3연패를 끊었다. 넥센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는 7이닝 6피안타 1실점으로 시즌 10승(8패)째를 챙겼다.
인천=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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