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경기 지배하고도 헛심 공방
올 시즌 ‘2관왕’(K리그ㆍ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는 전북 현대가 빈손으로 오사카행 비행기를 타게 됐다.
전북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1차전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홈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내달 16일 감바 오사카의 안방에서 2차전을 치르는 전북은 적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프로축구 평일 경기 사상 최다 2만3,633명의 관중이 몰렸지만 전북은 아쉽게도 득점 장면을 선물하지 못했다.
전북은 ‘에이스의 부재’를 절감해야 했다. 전ㆍ후반 모두 경기 내용에서 절대 우위를 점했지만 득점포가 터지지 않았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중국으로 떠난 브라질 용병 에두(34)의 빈 자리가 어느 때보다 컸다.
감바 오사카에서 몸 담았던 이근호(30)가 활약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그의 발끝은 침묵했다. 선발로 출전한 이근호는 별다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후반 12분 벤치로 물러났다.
전북은 루이스(34ㆍ브라질)가 이근호와 교체 투입된 뒤 더욱 강하게 상대를 몰아붙였다. 루이스는 몇 차례 결정적인 골 장면을 만들어냈지만 득점 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20분 루이스의 침투 패스가 골문 앞의 이동국(36)까지 연결됐지만 공은 골대 왼편으로 살짝 빗나갔다. 이어 4분 뒤 루이스의 패스를 받은 이재성(23)이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슈팅을 보여줬으나 역시 골대를 스쳐 지나갔다. 연장전까지 루이스는 연신 득점 기회를 노렸지만 결국 감바 오사카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최강희(56) 전북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이기는 경기를 했어야 했는데 결국 득점에 실패했다”면서도 “16강도 홈에서 비겼지만 원정에서 이기고 올라왔다. 절대 실망하지 않고 2차전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근호에 대해서는 “그가 얼마나 활약하느냐에 따라 K리그와 챔피언스리그 결과가 좌우된다. 앞으로 좀더 분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곽태휘(34)가 뛰고 있는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은 같은 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ACL 8강 1차전 홈 경기에서 남태희(24)가 버틴 레퀴야(카타르)를 4-1로 완파했다. 세 골 차로 앞서간 알 힐랄은 4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김영권(25)이 뛰는 광저우 에버그란데 역시 전날 일본의 가시와 레이솔과의 원정 경기에서 3-1로 이겼다.
전주=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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