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 발언 논란 女앵커에 또 "상태 좋지 않아 보인다" 비아냥
아이오와주 기자회견에선 유명 앵커와 설전 벌이다 쫓아내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여성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여성 앵커에게 또다시 막말 도발을 하는가 하면, 기자회견장에서 또 다른 방송사 유명 앵커를 언쟁 끝에 내쫓는 등 언론과의 ‘좌충우돌’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에 대한 높은 지지도는 흔들리지 않아 2위와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는 24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폭스 뉴스 메긴 켈리(앵커)의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인다”고 비아냥거렸다. 켈리는 열흘간 여름 휴가를 마치고 이날 밤 뉴스 프로그램인 ‘켈리 파일’에 복귀했다. 트럼프는 이어 “빔보(섹시한 외모에 머리 빈 여자를 폄하하는 비속어)가 돌아왔다”라는 지지자들의 트윗글을 리트윗하며 “(그녀가) 오래가지 않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폭스 뉴스사는 회장인 로저 에일스이 직접 나서서 “켈리는 미국 내 최고 언론인”이라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트럼프는 6일 공화당 대선후보 첫 TV토론회에서 토론회 진행자인 켈리와 여성 비하발언 문제로 갈등을 빚었고, 분을 삭이지 못한 트럼프는 이후 ‘켈리의 눈에서 피가 나왔다. 다른 어디서도 피가 나왔을 것’ 등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25일 아이오와주 기자회견에서는 미국 내 최대 스페인어 방송사인 유니비전 앵커 호르헤 라모스가 “질문이 있다”고 일어서자, 트럼프가 “질문권을 주지 않았으니, 앉으라”고 말해 설전이 벌어졌다. 라모스는 “기자이자, 이민자, 시민으로써 질문할 권리가 있다”고 맞섰지만, 트럼프가 안전 요원들을 불러 쫓아냈다.
트럼프의 좌충우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경쟁자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미국에서 태어나는 아이에게 시민권을 주는 제도를 아시아인들이 조직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라는 발언(본보 26일자 16면)으로 아시아계 유권자들의 집중 비판을 받은 등 악재가 이어지며 좀처럼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퍼플릭폴리시폴링(PPP)가 25일 발표한 뉴햄프셔주 여론조사(806명)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율은 35%로, 2위 존케이시 오하이오 주지사(11%)와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 최고경영자가 10%로 3위였고, 부시 전 주지사와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각각 7%로 공동 4위였다. 뉴햄프셔 주는 대선이 진행되는 해 1월에 첫 프라이머리가 열려 ‘대선 풍향계’로 통한다. 트럼프는 미 몬마우스 대학이 조사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여론조사(453명)에서도 30%로, 다른 후보들(4~15%)을 압도적으로 제쳤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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