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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가장 효과적 무기는 비판보다 대안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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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가장 효과적 무기는 비판보다 대안 제시

입력
2015.08.2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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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선거서 차세대 주자 도약

"모두 정규직화 불가능한 현실 인정… 건설적 대안 첫 이슈는 실업안전망"

조성주 소장은 19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이제 진보정당도 안보 이슈에 적극 입장을 밝히고 북한을 비판하는 등 기조 전환을 해야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조성주 소장은 19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이제 진보정당도 안보 이슈에 적극 입장을 밝히고 북한을 비판하는 등 기조 전환을 해야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청와대의 노동개혁 등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쉽다. 문제점은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야당이라면 건설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공격이다.”

정의당 당대표 1차 선거에서 17.1%의 지지를 얻으며 진보정치권의 차세대 주자로 도약한 조성주(38)씨는 26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조씨는 이날 정의당 싱크탱크인 미래정치센터 소장직을 새로 맡으며 “정의당 내 싱크탱크 역할을 했던 진보정의연구소의 이름을 미래정치센터로 바꾸고, 기계적 분석에 머물렀던 연구소의 활동을 건설적 대안 제시와 미래 정치세력 양성으로 확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 소장의 이력은 독특하다. 당내 주류 세력처럼 거대 노동조합의 지지를 기반으로 중앙정치에 진출한 인물이 아니라, 연세대 재학 시절부터 청년 실업과 노동조합 밖의 노동 현실에 문제제기를 집중해온 ‘비주류’ 경력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17대, 18대 국회에서 보좌관으로 일한 뒤 2010년 청년 세대의 노동 문제 해결을 위한 ‘청년유니온’을 만들었다. 이후 노동 행정이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경험하기 위해 서울시 노동전문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그가 노회찬, 심상정이라는 진보정치 거물과 맞서 선거에서 3위를 기록하자 정의당은 그에게 당 싱크탱크의 수장을 맡겨‘미래 진보정치’의 큰 그림을 그리도록 한 것이다.

조 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정의당 당사 인터뷰에서 야당의 건설적 대안 제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증명할 첫 번째 이슈로 ‘실업안전망 확보’를 꺼내 들 생각이라고 했다. 노동계로서는 뼈아프지만, 모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불가능한 현실을 인정하고 고용보험 개혁을 통해 청년 실업자들의 재취업을 정책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진보정당의 역할이라 판단했다는 것이다.

조성주 소장은 19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이제 진보정당도 안보 이슈에 적극 입장을 밝히고 북한을 비판하는 등 기조 전환을 해야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조성주 소장은 19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이제 진보정당도 안보 이슈에 적극 입장을 밝히고 북한을 비판하는 등 기조 전환을 해야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조 소장은 건설적 대안 제시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현장 전문가들을 적극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미래정치센터가 새누리당의 여의도연구소, 새정치민주연합의 민주정책연구원과 규모와 경험 면에서 약세지만, 기존 대학교수 말고도 전문성을 갖춘 현장의 행정가들을 센터 네트워크에 포함시켜 정책 차별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센터의 이름에 걸맞게 ‘리더십 스쿨’을 만들어 젊은 당원들의 미래도 지원할 생각이다. 당원들의 체계적 교육을 통해 제2, 3의 ‘정치인 조성주’를 만드는 것이 진보정치 복원의 필수 조건이라는 의미다.

‘조성주 돌풍’으로 제기된 ‘진보정치 세대교체론’이라는 민감한 당내 이슈에 대해서도 조 소장은 명확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진보정치 2세대로 분류되지만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 등 1세대 진보정치인을 배격하고 물러가라고 주장하는 것엔 동의하지 않는다”며 “1세대 정치인들이 거둔 성과를 인정하고 그들이 신경 쓰지 못한 사회문제에 대해 2세대 정치인이 활동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세대 공생을 주창했다.

강한 어조로 당의 문제와 미래를 말하던 조 소장은 최근 자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데 대해 “거품”일 뿐이라며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자신의 정치적 역할과 의무는 “청년 정당인들의 (중앙정치 진입)길을 뚫어주는 ‘형’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 개인으로 성공하는 것엔 관심이 없다”며 “내가 대변하고 싶은 미래세대와 비정규직 노동자 집단의 정치적 성공을 이끌어 내면서, 진보당 국회의원을 많이 배출시키는 것이 나의 정치적 소명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조 소장은 내년 4월로 예정된 20대 총선에서도 자신의 이해 관계를 배제하고, 당의 지시에 따라 출마할 생각이다. 당이 격전 지역에 전략배치를 하던, 비례대표로 배당을 하던 큰 상관이 없다는 얘기다. 다만 그는 “말로만 급진적인 건 사회를 바꾸지 못한다”며 “결정적인 순간에 타협하고 인내하고 설득하는, 지루한 과정을 거쳐 체제 내에서 정치로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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