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울산시장, 투자유치 위한 ‘독대’ 노력 불발 여운
김기현 울산시장이 최근 8ㆍ15 특사로 사면된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울산을 방문했을 때 투자유치를 위해 최 회장을 만나려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불발에 그쳐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지역에서는 당시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으나 지역발전을 위해 ‘길 위의 시장’이 되겠다고 공언한 김 시장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별사면으로 오랜 수형 상황에서 풀려난 SK그룹 최 회장은 지난 17일 확대경영회의를 시작으로 대전ㆍ세종 창조경제혁신센터, 대전 R&D센터, 이천 반도체사업장을 방문한 데 이어 지난 20일에는 1박 2일 일정으로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를 방문했다.
최 회장이 방문한 울산콤플렉스는 6,0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SK에너지 등 석유화학 사업장이 집중, SK그룹의 최대 매출을 차지하는 곳이다.
최 회장은 울산콤플렉스에서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을 비롯해 김준 SK에너지 사장,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 이기화 SK루브리컨츠 사장, 이양수 울산콤플렉스 부문장 등을 만났다.
최 회장은 특히 저녁에는 울산지역 임원들과 저녁을 겸한 술자리를 갖고 위기극복 노력을 격려하는 한편 경제활성화를 위해 울산콤플렉스가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비록 지난해 37년 만에 적자를 냈지만 정철길 사장 등 전 구성원들이 대동단결해 의미 있는 실적개선을 이뤄냈다”며 “우리에겐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패기 DNA’가 있음을 재확인했으며, 위기 극복에 적극 나서는 임직원들이 자랑스럽고 고맙다”고 말하는 등 분위기가 썩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울산콤플렉스 현장경영에 이어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센터장 박주철 울산대 교수)를 들러 창조경제 현장도 둘러봤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SK그룹 최 회장이 울산을 방문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SK쪽에 선을 넣는 등 투자유치를 위해 백방으로 최 회장을 만나려 했으나 최 회장 쪽의 준비 부족 등으로 결국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김 시장으로서는 최근 최 회장이 “4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대목과 관련, SK그룹의 3대 사업장의 하나인 울산에 투자예정금액 가운데 상당 부분을 유치하려 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생각이었던 셈이다.
이에 따라 김 시장은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최 회장의 울산방문 1박 2일 전 일정을 직ㆍ간접적으로 따라붙으며 독대의 기회를 갖고자 했으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SK그룹 최 회장이 4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마당에 투자유치를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는 김 시장을 선뜻 만나기 어렵지 않았겠냐”며 “그렇지만 기민하고 끈질기게 최 회장과의 만남을 시도한 김 시장의 열정 만큼은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김창배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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