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로저스·안영명 어깨에 희망"
“갈 데까지 가봐야 한다.”
올 초부터 이슈를 몰고 다녔던 한화는 시즌 후반에도 그 열기가 식지 않고있다. 최근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올 시즌에는 중위권에서 버티며 가을야구 티켓을 향한 불꽃을 태우고 있다.
25일 대전구장에서 만난 김성근 한화 감독은 “우리가 더 위로 올라갔으면 하위권이 조용했을 텐데, 우리 때문에 (5위 싸움이) 더 치열해졌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반기를 승률 0.524(44승40패)로 마쳐 5위 자리를 지켰던 한화는 후반기 들어 승률 0.379(11승18패)로 주춤하면서 6위로 떨어졌다. 이제는 5위 KIA에 2경기 차 뒤져 있고, 7위 롯데에는 2경기 차로 추격을 당하고 있다. 반면 KIA는 후반기에 치른 29경기에서 18승11패 승률 0.621를 기록 중이고, 롯데는 14승14패 승률 0.500으로 선전하고 있다. 후반기 순위만 놓고 보면 KIA와 롯데는 각각 3, 4위다.
사실상 한화의 위기다. 전반기 0.268였던 득점권 타율은 후반기 들어 0.248로 떨어져 10개 구단 중 가장 낮다. 특히 불펜의 축을 이루던 윤규진은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1군에서 제외됐고, 권혁은 구위가 떨어지며 난타 당하는 경기가 늘었다. 전반기까지 4.36을 지켰던 구원진의 평균자책점은 후반기 5.09로 뛰어 올랐다. 선발이 무너져도 불펜 야구와 방망이의 힘으로 버텨왔던 한화에 최근 들어 힘든 경기가 늘어난 이유다.
물론 희망은 있다. 이달 초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에스밀 로저스는 연이은 호투를 선보이고 있다. 김 감독은 “완투한 다음 날에도 던지겠다고 하더라”며 로저스를 향한 흐뭇함을 드러냈다. 흔들리던 선발 마운드에 확실한 선발 카드가 생겼다. 문제는 그 뒤를 받쳐줄 다른 선발들이다. 김 감독은 “최근 안영명의 경기 내용이 좋았다”며 희망을 걸고 있다.
한화는 이제 정규시즌 31경기를 남겨놨다. 운명의 갈림길이다. 한화의 방침은 ‘해왔던 대로’다. 김 감독은 “남은 경기 수를 떠나 승부는 매일 걸어왔다. 우리는 매일 승부를 걸고 있다”며 “매 경기가 승부처다”고 강조했다. 투수 운용에 대해서는 “지금은 뒤고, 앞이 어디 있나. 갈 데까지 가봐야 한다. 모양새를 갖출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대전=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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