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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68% 손에 스마트폰… 2016 美대선은 모바일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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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68% 손에 스마트폰… 2016 美대선은 모바일 선거

입력
2015.08.26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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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성인 55% 스마트폰 뉴스 접해, 젊은층 넘어 중장년층까지

TV 제치고 강력한 플랫폼 부상… 정치광고·유세 방식 변화 불가피

#1.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총아로 불리던 트위터의 기업가치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전이 시작된 올 6월 이후 급락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지난주 트위터 주가는 25.8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11월 증시 상장 당시 매겨진 공모가(26달러)보다도 낮은 것이다. 2012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선에 결정적 역할을 한 뒤 ‘디지털 선거’의 통로로 평가 받은 트위터는 한때 73.3달러까지 주가가 상승했으나, 성장 둔화와 수익모델 부재 등으로 최근 3개월간 29%나 하락했다.

#2. 미국 시간으로 2016년 11월8일, 오후 2시. 유권자 등록을 하고도 대통령 선거일인 이날 투표소를 찾지 않은 시민들에게 현재까지의 투표율 및 후보별 예상 득표율 정보와 함께 투표 독려 메시지가 일제히 뿌려진다. 또 평소 정치 성향이 같은 친구나 직장 동료의 SNS로부터도 문자와 사진 혹은 영상물이 쏟아진다. ‘미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대한 선택에 나서라’거나, 자신들은 투표를 했다는 ‘인증 샷’이 도착한다. 양심에 가책을 느낀 일부 시민들은 서둘러 투표소로 향한다.

마케팅 전문가들에게 미국 대선은 언제나 훌륭한 연구 대상이다.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미국 대통령’ 자리를 걸고 유권자들에게 ‘후보’라는 상품을 팔아야 하는 만큼 당대 최고의 마케팅 전문가와 첨단 기법이 총동원된다.

1960년 존 F. 케네디 후보는 미 역사상 첫 TV토론의 우세가 대통령이 되는 발판이 됐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구글을 통한 ‘빅 데이터’분석으로 민심을 파악하고 ‘트위터’로 유권자와 성공적으로 소통한 덕분에 2008년과 2012년 연거푸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렇다면 2016년 대선에서는 어떤 마케팅 기법과 수단이 각광을 받을까. 미국 전문가들은 SNS 중에서도 기존의 텍스트 기반이 아닌 이미지 기반 SNS에 주목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젭 부시, 버니 샌더스 등 대선 주자들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텍스트기반 SNS 계정을 유지하면서도 최근 젊은 세대에서 유행하는 ‘스냅 챗’이나 인스타그램 등 사진과 동영상을 손쉽게 공유하는 이미지 기반 SNS에도 주력하고 있다.

ABC 방송은 “2016년 선거에서는 ‘밀레니얼’세대 표심이 승패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들이 열광하는 ‘스냅 챗’에 주요 후보들이 사진과 영상물을 올리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에서 ‘밀레니얼’ 세대는 1982년~2000년 출생한 세대로 이전 세대에 비해 개인적 성향이 강하며 디지털 혁명 이후 교육을 받아 SNS에 익숙하다.

요컨대 앞선 사례(#1)처럼 트위터 주가 하락은 미 대선에서 유권자 소통의 주도권을 새로 등장한 서비스들에게 빼앗길 가능성이 높아진 게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스냅 챗’과 함께 2016년 대선을 이전의 선거전과 구별 지을 것으로 평가 받는 건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은 직전인 2012년 대선 당시에도 존재했으나, 최근 4년간의 디지털 환경의 급속한 변화로 TV를 제치고 가장 강력한 유권자 접촉 플랫폼으로 부상했다.

CNN에 따르면 2012년 대선을 1년 앞둔 2011년에는 미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35%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5년에는 미국 성인 남녀의 3분의2인 68%가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 또 종이 신문이나 TV 대신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접하는 비율이 전체의 55%까지 상승했다. 4년 전까지만 해도 스마트폰은 젊은 유권자만 공략하는 통로였으나, 이제는 중장년층에게도 접근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미 정치평론지 폴리티코의 딜란 바이어 수석기자는 “2016년 대선은 스마트폰이 핵심이 되는 모바일 선거가 될 것이다. 모바일에 맞춰 언론 매체의 뉴스 제작방식이 바뀌고 후보자들의 정치 광고도 바뀔 것이다. 당연히 미국 정치의 지평도 완전히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마트폰이 독보적 중요성을 갖게 된 것은 ‘빅 데이터’로 불리는 강력한 정보처리 능력과 위치기반 기술이 본격적으로 결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가상 사례(#2)에서 보듯, 내년 가을 공화ㆍ민주당 후보 진영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치 성향이 확인된 개별 유권자에게 맞춤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된다. 또 GPS 데이터를 통해 선거 당일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들렀는지 여부를 파악해 시간대별로 투표를 유도하는 메시지를 쏟아낼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대선 후보들도 전문 기업과 계약을 맺거나 최고 전문가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 진영에는 2008년과 2012년 오바마 캠프에서 디지털 선거전을 책임졌던 테디 고프를 영입했다. 디지털 마케팅 분야의 권위자인 앤드류 블리커도 클린턴 캠프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이 분야에서 약점을 드러내며 패배한 공화당 후보들도 디지털 전략 보강에 나섰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은 공화당 계열의 컨설팅 업체인 ‘옵티머스’와 계약을 맺었고, 랜드 폴 의원은 ‘해리스 미디어’라는 회사에 디지털 선거전략을 위임했다.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와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외부 업체에 위임하는 대신, 내부 캠프에 전문가들을 영입하는 방식으로 모바일 선거전을 준비하고 있다.

45대 대통령이 유권자 손 안의 스마트폰에서 결정될 확률이 높아지다 보니 디지털 분야에 투입될 비용은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CNN에 따르면 올해부터 내년 대통령 선거일까지 각 후보 진영이 정치 광고와 선거 유세 등에 투입할 비용은 59억달러(7조원) 가량인데, 이 가운데 모바일 선거전에 배정될 액수는 18% 내외(1조2,000억원)로 예상된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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